당첨만 되면 로또? 이젠 옛말!… 저무는 부동산 신화
‘로또 분양’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수십, 수백대 1의 경쟁률에 당첨만 되면 억대의 시세차익이 보장되던 수도권 분양시장은 하락세로 돌아선 집값과 함께 무겁게 가라앉았다.
24일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검단센트럴푸르지오’는 지난주 평균 1.04대 1의 경쟁률로 2순위 청약 끝에 마감했다. 지난 2년간 신규분양 열기를 고려할 때 수도권 신도시의 대형사 브랜드 아파트 분양이 1순위 미달된 것은 이례적이다. 서울시내 분양도 평균 한 자릿수대로 경쟁률이 확연히 내려갔다.
이는 기본적으로 분양 후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진 시장 상황 때문이다. 로또 아파트는 분양단지 인근 시세가 급등하는 상황에서 분양가가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돼 시세 차익이 발생해야 가능하다. 하지만 수개월째 계속된 집값 하락세에다 대출 규제가 겹치면서 ‘대출을 껴도 당첨만 되면 이득’이라는 전제부터 어긋나버렸다.
최근 신규 분양을 진행한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시장 침체가 길어지면서 ‘당장 무리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 실수요자들의 선택이 신중해지고 있다”며 “올해는 당초 기대만큼의 청약 흥행을 거두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분양가가 주변 시세 수준으로 책정된 점도 시세 차익 거품을 한층 꺼뜨렸다. 일반 분양이 목전인 서울 서대문구 ‘홍제역 해링턴플레이스’의 경우 평균 분양가는 8억원대 중반이다. 지난해 말 입주한 인근 ‘홍제원 아이파크’ 시세는 9억원 안팎으로 큰 차이가 없다.
업계에서는 분양보증 방식으로 고분양가를 통제해 왔던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최근 분양가 규제 수위를 완화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는 청약 및 부동산 시장 과열을 막기 위해 HUG를 통해 강하게 분양가를 낮췄다가 로또 아파트로 상징되는 차익 실현 기대감과 투기 수요 급증을 야기했었다. 다만 HUG 측은 고분양가 관리대상 지역의 심사기준 자체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청약제도 개편으로 무주택 실수요자들에게 혜택이 집중된 상황이라 지난해에 비해 청약 수요 자체가 줄기도 했다”며 “시장 불확실성에 대한 불안감 속에 서울 등 일부 인기지역을 제외하면 양극화는 점차 심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