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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템임플란트 재무팀장이 1880억 횡령, 치과가 난리났다

보헤미안 0 340 0 0


국내 1위 임플란트 업체인 오스템임플란트에서 1800억원대 회삿돈 횡령 사태가 벌어졌다. 상장사로는 역대 가장 큰 횡령 규모로, 상장 폐지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이 회사에서 자금을 주무르던 현직 이모(45) 재무관리팀장이 횡령 의혹을 받고 있다. 더구나 이씨는 빼돌린 회삿돈 중 일부를 사용해 1400억원대 주식 투자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오스템임플란트(오스템)는 3일 이씨를 ‘업무상 횡령(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고 공시했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이에 따라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해 오스템의 주식 거래 중단 조치를 내렸다. 상장사 직원이 자기자본의 5% 이상을 횡령·배임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해당한다.
 

주요 기업 직장인 횡령 사건.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이씨는 1880억원의 자금을 횡령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이 회사 자기자본(2047억원)의 91.81%에 이른다. 자기자본은 대주주 등이 출자한 자본과 기업 내부에 축적한 적립금·준비금 등을 더한 자본이다. 쉽게 말해 회사를 설립하려고 투입한 돈과 그동안 회사가 돈을 벌어서 ‘곳간’에 쌓아둔 돈의 95%가량이 하루아침에 사라졌다는 의미다.

회사 안팎에서는 파장이 커지고 있다.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있는 오스템에 근무하는 한 직원은 이날 “재무 담당자가 이렇게 큰돈을 횡령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며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 아니냐. 재무를 감시하는 조직은 그동안 무엇을 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서 이 회사의 한 대리급 직원은 “조직 구조상 팀장-실장-본부장-사장의 (계층적) 조직 구조에서, 팀장이 횡령했다는데 실장·본부장·사장이 모두 몰랐다는 게 말이 되나”라며 책임론을 제기했다.

최악의 경우 상장 폐지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개인투자자의 대규모 피해가 우려된다. 오스템은 시가총액이 2조원을 넘는다. 이 회사의 한 영업사원은 “오스템 주식을 산 거래처 원장(치과의사)이 난리 났다”며 “회사로 ‘금융투자업계에서 (오스템의) 상장 폐지 얘기가 돌고 있다. 어떻게 된 일이냐’는 항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고 전했다.
 

직원 이모씨의 동진쎄미켐 주식 매매

횡령 의혹을 받는 이씨는 지난해 반도체 소재기업 동진쎄미켐의 주식을 사고판 이른바 ‘파주 수퍼개미’와 동일 인물로 추정된다. 이름과 일부 신상 정보가 일치하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해 10월 1일 동진쎄미켐의 주식 3917431주(7.62%)를 사들였다. 당시 시가로 1430억여원어치다. 이후 11월 18일부터 12월 20일까지 여섯 차례에 걸쳐 3367431주(약 1112억원)를 매도했다. 회삿돈을 빼내 다른 회사의 주식을 대량 매매한 것으로 보인다.

이씨는 지금도 동진쎄미켐 주식 55만 주(1.07%)를 보유 중인 것으로 보인다. 일반 투자자가 1000억원대 주식을 거래했다는 사실이 주목받으면서 이씨는 증권가에서 ‘파주 수퍼개미’로 불렸다. 금감원에 신고된 이씨의 주민등록 주소가 경기도 파주로 돼 있어 붙은 별명이다.

한국거래소는 두 사람이 동일인이라는 전제로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같은 임플란트 경쟁 업체인 D사에서 2018년 오스템으로 이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스템의 또 다른 직원은 “지난 두 달간 이씨의 실명이 ‘파주 수퍼개미’라는 이름으로 온라인에 떠돌았는데 회사에서 아무도 몰랐다는 게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오스템은 이번 사태가 ‘개인 비리’라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자금담당 부장이 잔액 증명서를 위조해 공금을 개인 은행·주식계좌로 이체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잔액증명 시스템을 매뉴얼(manual·수동) 조정하는 방식으로 범죄를 저질렀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이 같은 내용을 지난해 12월 30일 확인하고 곧바로 경찰을 통해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오스템 관계자는 “(이씨에 대한) 영장이 발부되는 대로 모든 관련 계좌를 동결해 횡령금액을 회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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