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내탓”…김종인발 선대위 쇄신
새해 첫 업무일인 3일 대선으로 가는 국민의힘 선대위 열차가 멈췄다. 자중지란 끝에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을 제외한 중앙선대위 지도부와 원내 핵심 지도부 전원이 일괄 사의를 표명했다. 대선을 불과 두 달여 앞둔 시점이다. 이 정도의 충격요법이 아니고서는 윤 후보의 지지율 폭락 국면을 탈출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 쇄신 카드를 던진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의힘 선대위는 이날 오후 5시쯤 “쇄신을 위해 총괄선대위원장, 상임선대위원장, 공동선대위원장, 총괄본부장 모두가 윤석열 후보에게 일괄 사의를 표명했다”고 알렸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오전 9시 선대위 회의에서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겠다는 것을 국민에게 보여드리기 위해 선대위의 전면 개편을 단행하겠다”고 말한 지 8시간 만이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의 경우 “사의를 표명한 적이 없다”고 선대위가 공지 내용을 바로잡는 혼선이 있었다. 쓰나미(지진해일)를 맞은 듯 하루종일 허둥지둥댔던 국민의힘 내부 혼란의 적나라한 단면이었다.
선대위 개편 방향과 관련해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방송에 출연해 “새롭게 편성할 건 총괄본부를 만들어 후보 관련 모든 상황을 직접 통제하는 시스템으로 가려 한다”고 말했다. “본부장이 6명 가까이 되는데 꼭 필요한 본부장도 있고 아닌 본부장도 있다. 상황에 따라 변경시킬 수 있다”며 조직 축소 역시 예고했다. 개편 완료 시기에 대해선 “후보와 협의해서 내일·모레 사이에 끝을 내려 한다. 질질 끌고 가면 선거운동 자체가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속전속결을 강조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이 “선대위 전면 개편”을 언급할 당시, 한국거래소 개장식에 참석했던 윤 후보도 이후 모든 일정을 취소한 채 당사에서 숙의를 거듭했다. 윤 후보는 이날 밤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선거에 대해 많은 분들이 걱정하시는 건 오롯이 후보인 제 탓이다. 제가 부족한 것”이라며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선대위 쇄신에 대해선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했다.
김종인 “누가 저지르지 않으면 선대위 개편 못해” 전격작전
이양수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이날 “(누구를) 재신임할지 안 할지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선대위 전면 개편 논의는 주말 사이 속도가 붙었다고 한다. 전날(2일) ‘소상공인 대출 금융지원 확대’ 공약 발표 영상을 본 김 위원장이 “내가 모르는 공약을 윤 후보가 참모에게 내용을 물어가며 발표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크게 화낸 게 결정적 장면으로 꼽힌다. 명성교회 예배 일정과 서울 종로구 음식점에서 낸 정책 메시지를 두고도 김 위원장은 “일관성이 없는 행보다. 더는 놔둘 수 없다”는 취지로 참모들을 질책했다고 한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김 위원장의 지적이 있은 전후로 6명의 본부장이 일괄 사의를 표명했다. 이후 두 사람(윤석열·김종인)이 같이 식사하며 선대위 전면 개편 문제를 논의했다”고 말했다.
개편 발표 이후 국민의힘에선 이날 하루종일 사퇴 러시가 일어났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저부터 먼저 공동선대위원장직과 원내대표직을 내려놓겠다”며 김도읍 정책위의장, 추경호 원내수석부대표와 함께 사퇴했다.
이어 ‘윤석열 선대위’의 다른 한 축인 새시대준비위원회 김한길 위원장이 사의를 밝혔다. 앞서 오전 먼저 사의를 밝힌 신지예 전 수석부위원장 영입을 언급하면서 “그에게 덧씌워진 오해를 넘어서지 못한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는 걸 이유로 들었다. 신 전 수석부위원장은 대표적인 페미니스트로 꼽히는 인물로 영입 이후 당내에 젠더 갈등 논란이 촉발되자 이날 사퇴했다.
사퇴 릴레이 속에서도 국민의힘 내부가 김 위원장으로 인해 몇 차례 휘청대는 모습도 나타났다. 먼저 윤 후보 ‘패싱’ 논란이 당을 강타했다.
익명을 원한 윤 후보 측 인사는 “개편의 폭과 시기까지 완벽히 조율되진 않은 것으로 아는데, 아침에 덜컥 김 위원장이 방아쇠를 당겼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선대위를 수정 개편하는 정도로 손질하려고 했는데, 김 위원장이 선제적으로 전면 개편의 불씨를 댕겼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도 오후 5시쯤 여의도 당사에서 윤 후보를 만난 뒤 기자들에게 “내가 의논을 안 하고 했으니까, (윤 후보가) 몰랐던 것”이라면서도 “(윤 후보가 개편을) 거부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의 없이 전면개편 카드를 던진 이유에 대해선 “상황이 급박해서 누구 하나 저질러서 발동 걸지 않으면 선대위 개편이 끌어질 거 같아서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이라고 언론 인터뷰를 통해 말했다.
의원총회장에서 나온 김 위원장의 발언은 정치권 전체를 뒤흔들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윤 후보와의 대화 내용을 소개하며 “내가 선거 때까지 당신 비서실장 노릇을 하겠다. 총괄선대위원장이 아니라 비서실장 역할을 할 테니 태도를 바꿔서 우리가 해주는 대로만 연기만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윤 후보 주변에선 “그게 대선후보에게 할 소리냐” “당 내홍의 책임을 묻자면 김 위원장도 자유롭지 못하다”는 반발이 터져나왔다.
반면에 민주당에선 “국민의힘과 김 위원장이 일반 국민을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드러났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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