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디자인 거장 알렉산드로 멘디니 별세
세계적인 디자이너이자 건축가인 알렉산드로 멘디니가 87세의 나이로 타계했다.
영국 건축 디자인잡지 디진 등 외신에 따르면 멘디니는 18일(현지시간) 오전 숨을 거뒀다.
1931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건축학을 전공한 멘디니는 건축 분야에서 일하다 1970년부터 15년간 모도·카사벨라·도무스 등 3대 건축 잡지의 편집장으로 활동했다. 89년 58세의 나이에 건축가인 동생 프란치스코와 ‘아틀리에 멘디니’를 차리고 디자인계에 뛰어들었다. 예술·가구·건축 등 작업 영역을 무한대로 확장해온 그의 이력 덕분인지 멘디니는 ‘21세기 레오나르도 다빈치’로 불렸다.
그는 카르티에·에르메스·스와로브스키·스와치 등 수많은 브랜드와 협업을 진행했다. 네덜란드 그로닝겐 미술관, 일본 히로시마 파라다이스 타워 등 세계 유명 랜드마크도 멘디니 작품이다. 여성의 형상으로 사용할 때마다 양팔이 춤추듯 움직이는 와인 따개 ‘안나 G’, 해와 달의 형상을 본뜬 스탠드 ‘아물레또’ 등 친근한 제품 디자인도 많다.
멘디니는 한국과도 상당히 가까운 디자이너기도 하다. 삼성전자 갤럭시 기어S2, LG전자의 멘디니 냉장고, SPC그룹의 음료수 컵 등 그의 손길을 거쳐 탄생한 한국 제품이 꽤 있다. 인천 영종도에 있는 복합리조트 파라다이스시티엔 그의 대표작인 ‘프루스트 의자’가 있다.
멘디니는 4년 전인 2015년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디자인전시관에서 ‘디자인으로 쓴 시’라는 주제로 대규모 회고전을 열었다. 그는 당시 개막에 맞춰 방한해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내가 지향하는 것은 유토피아적인 건축물과 디자인”이라며 “각박한 현대사회에서 테크놀로지에 둘러싸여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따뜻함과 행복함을 주는 작품을 하는 게 나의 임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