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허위 이력 또 있다” 김건희 “국민께 사과”
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아내 김건희씨가 15일 허위 경력 논란에 대해 “사실관계 여부를 떠나 국민께서 불편함과 피로감을 느낄 수 있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이 김씨의 또 다른 허위 경력을 폭로하면서 “마지 못해 사과는 한다는 오만불손한 태도”라며 공세를 이어가고 있어 김씨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김씨는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본인의 사무실(코바나컨텐츠) 앞에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허위 이력과 관련 청년들의 분노 여론이 있는데 사과 의향이 있는가’란 질문에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사과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사과 의향을 묻자 “의향이 있다”고 했다가 곧바로 “사과드린다”고 한발 더 나아간 것이다.
민주당 “김건희, 안양대 이력서도 허위” 윤석열 “송구한 마음”
다만 김씨는 ‘윤 후보 배우자로서 공개 활동은 언제 개시하나’라는 질문에는 “아직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앞서 일부 언론은 김씨가 2007년 수원여대 교수로 초빙되기 전 제출한 지원서를 공개하며 경력과 수상내역 등을 허위로 기재했다고 보도했다. 경력 부풀리기 논란이 커지자 경위를 불문하고 사과의 뜻을 밝힌 셈이다.
윤 후보도 즉각 공감의 뜻을 밝혔다. 김씨 사과 소식이 전해진 직후 윤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여권 공세가 기획 공세이고 아무리 부당하다 느껴진다고 하더라도 국민 눈높이에서 봤을 때 조금이라도 미흡한 것이 있다면 그 부분에 대해선 송구한 마음을 갖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선후보 부인으로서 과거 처신에 미흡한 점이 있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국민 기대에 맞춰 저희가 송구한 마음을 갖는 것이 맞는 태도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이날 오전 기류와 사뭇 달랐다. 윤 후보는 앞서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실을 잘 좀 보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가까운 사람 중에 대학 관계자가 있으면 어떻게 채용하는지 한번 물어보라”며 “무슨 채용비리라고 이러는데, 시간강사라는 건 공개채용하는 게 아니다”고 주장했다. 권성동 사무총장 등의 만류에도 “관행에 비춰봤을 때 어떤 건지 좀 보고 하라” “저쪽에서 떠드는 거 듣기만 하지 말라”고도 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역시 이날 오전엔 “우리가 대통령을 뽑는 거지 대통령 부인을 뽑는 게 아니지 않으냐. 후보의 부인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얘기하는 게 내 상식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김씨를 두둔하는 태도를 보였다.
김씨와 윤 후보가 오후 들어 ‘사과 모드’로 돌아선 건 심상치 않은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날 열린민주당 김의겸 의원은 라디오에 출연해 김씨가 취재기자와 통화하면서 “‘왜 나만 이렇게 괴롭히느냐, 당신도 털면 안 나올 줄 아느냐’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씨의 어설픈 언론 대응과 해명이 사태를 더 악화시켰다는 진단이 나온다. 윤 후보 선대위 내부에서도 “공정과 상식을 출마의 변으로 삼아놓고 ‘관행’을 들며 허위이력을 감싸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제기됐다고 한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날도 추가 폭로를 이어갔다. 김씨가 윤 후보와 결혼 이후인 2013년에도 안양대에 제출한 이력서에 허위 수상 경력을 적었다는 거다. 민주당 안민석·도종환 의원 등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김씨가 ‘2004년 대한민국 애니메이션 대상’을 수상했다고 했지만, 주관 기관인 문화체육관광부에 확인한 결과 대상이 아닌 어떠한 수상자 명단에도 김건희나 (개명 전 이름인) 김명신씨의 이름은 없었다”면서 2004∼2006년 대한민국 애니메이션 수상작 명단과 김씨가 안양대에 제출한 이력서 등을 공개했다. 안 의원은 “김씨의 허위 학력, 경력, 수상 이력 18가지에 대해 하나하나 검증해 나가겠다”고도 했다.
민주당 박찬대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이날 공식 논평에서 “윤 후보는 언론 보도 이후 제기되고 있는 정당한 검증에 대해 ‘우연이 아니다’ ‘기획’이라며 겁박성 발언으로 일관한다”며 “도대체 어느 대목이 ‘기획’이고 ‘우연이 아닌 건지’ 윤 후보는 명확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경협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장관 후보 부인의 표창장 위조 의혹은 80번 압수수색해 먼지떨이 수사하고, 대통령 후보 부인의 학력-경력-표창 위조는 사과로 끝내자고?”라며 “이게 윤 후보의 공정한 나라인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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