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광산댐 붕괴 한 달, '죽음의 땅' 된 브루마디뉴
브라질 남동부 브루마디뉴의 ‘광산 폐기물 저장댐’ 붕괴 사고가 발생한 지 한 달 만에 주변 지역은 생명이 살기 힘든 땅으로 변했다. 인근 마을은 댐 붕괴로 쏟아진 토사에 파묻혔고, 오염수가 강과 지하수에 흘러들어 대규모 물 부족 사태가 우려된다.
브라질 국영통신사 <아젠시아>는 24일 미나스제라이스 주정부가 사고 지역을 흐르는 파라오페바 강물의 사용을 금지했다고 전했다. 510km 길이의 이 강은 주변 중소도시 수백곳의 주요 식수원이다. 이번 조치는 식수는 물론 농업용수 사용조차 제한하는 것이어서 대규모 물 부족 사태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현지 언론 보도를 보면, 사고 현장에서 가까운 파라오페바 강바닥은 댐에서 흘러나온 검붉은 토사가 쌓여있다. 철광석 채굴 과정에서 사용한 화학·오염물질을 가두기 위해 만든 ‘테일링 댐’은 집중호우로 균열이 생기면서 지난달 25일 무너졌다. 환경단체가 강의 22개 지점을 조사한 결과 광산에서 흘러 내려온 토사와 폐기물로 인해 강의 300㎞ 이상이 오염됐다. 수중 산소량은 매우 낮았고 질산염 함유 비율은 높았다. 물고기와 수중 생물이 살기 어려운 환경이다.
인근 마을은 토사에 파묻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토사량이 많아 복구 작업과 실종자 수색도 힘든 상황이다. 사고로 집은 잃은 수백명의 이재민은 인근 지역 센터에 흩어져 있다. 현재까지 사망자는 176명이고 실종자는 134명이 확인됐다.
브라질 수사 당국은 광산댐 관리 업체인 발리의 직원 8명을 체포하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앞서 법원은 막대한 보상금이 발생할 것에 대비해 발리의 금융 자산 110억헤알(약 3조 2900억원)을 동결했다. 브라질 정부는 사고 후 전국의 광산댐 1000여개를 전수조사한다고 밝혔지만, 제대로 된 조사와 대책 마련으로 이어질지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고를 수습하는 브라질 정부의 태도가 2015년 11월 마리아나시에서 발생한 광산댐 붕괴 사고의 전철을 밟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사고로 19명이 숨졌고, 진흙 폐수가 주변 강을 타고 500km 이상 밀려가 물고기 떼죽음과 식수 부족 사태가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주변 생태계 복원에 최소 25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정부는 관련 책임자 20여명을 살인 및 각종 환경범죄 혐의로 기소하고, 피해 보상을 위해 업체 자산 5억 헤알을 동결했다.
당시 사고를 일으킨 댐도 이번 사고 책임자인 발리가 관리하던 것이다. 또다시 붕괴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환경단체의 지적에도 대책 없이 우왕좌왕하다 3년 만에 똑같은 사고를 일으킨 것이다. 현재 브라질에서 무너지면 대규모 재난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는 광산댐은 200여개에 달한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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