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쇼크 전망에… 공매도 공격 받는 삼성전자·하이닉스
[디지털타임스 김민주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또다시 공매도 세력의 집중적인 공격을 받고 있다. 올 들어 가파른 주가 상승으로 공매도 세력의 손실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들이 공격을 멈추지 않는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들어 지난 22일 종가 기준으로 주가가 21.8% 뛰었다. 주가 급등에도 불구하고 공매도 잔고(20일 기준)는 439만7869주로, 올들어 65만3281주(17.4%)나 급증했다.
삼성전자 우선주 역시 주가가 19.5% 상승하는 동안 공매도 잔고는 40만2062주로 무려 1120% 폭증했다. 주가가 급등하면서 하락에 베팅한 공매도 세력들의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이들의 공격은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공매도란 주가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될 때 주식을 빌려 매도한 뒤, 실제 주가가 하락할 경우 싼값으로 다시 사들여 주식을 갚는 투자 기법이다. 주식이 하락해야 수익이 나는 구조라, 공매도가 많아지면 해당 종목에 대한 투자심리가 나빠져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는 작년 5월 액면분할 이후 공매도 세력의 집중적인 '먹잇감'이 됐다. 삼성전자는 액면분할 전까지만 해도 공매도 순위 100위 안에서도 이름을 찾기 어려웠지만 현재 공매도 1위라는 불명예까지 얻었다. 이에 작년 5월4일 5만3900원까지 올랐던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달 4일 3만6850원까지 주저앉기도 했다. 공매도 세력의 예상이 맞아 떨어지는 듯 했지만, 이후 주가는 반등하면서 오히려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SK하이닉스도 공매도 순위 2위에 이름을 올리면서 집중 포화를 맞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 들어 주가가 26.8% 급등했는데 공매도잔고는 187만4631주로 61만8290주(49.2%) 늘어났다.
이처럼 공매도 세력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가파른 상승세에도 공격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작년부터 꺾인 반도체 업황이 올 2분기까지는 회복될 가능성에 낮다는 전망에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그동안 누려왔던 '반도체 호황기'가 꺾이면서 작년 하반기부터 침체기로 들어섰다.
실제 지난달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 대비 23.4% 감소한 75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작년 12월 수출 증가율이 -9.2%로 27개월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데 이어 감소폭이 더 커졌다.
금융투자업계는 반도체 업계가 저점을 지나고 있는 만큼, 하반기부터는 회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본다. 주가 또한 이미 바닥을 지나고 있어 공매도 세력의 예상처럼 크게 하락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다운턴 사례를 볼 때 이번 반도체 월별 수출 저점은 고점 대비 50% 가량 하락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미 고점 대비 46~47% 매출이 감소한 상황에 도달했는데, 실적이 급격하게 감소함에 따라 수출 저점도 예상보다 빨리 도달할 것으로 보여 오히려 하반기 회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