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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캐슬은 현실” 개천용지수 보면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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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종영한 JTBC 드라마 ‘스카이캐슬’의 독서토론 장면. 이 드라마에는 부모의 소득·학력이 자녀에게 대물림되는 현실이 그대로 투영돼 있다. [사진 JTBC]

지난 1일 종영한 JTBC 드라마 스카이캐슬은 부모 소득과 교육 수준이 그대로 대물림되는 현실을 그렸다. 더러 예외도 있지만, 상위 0.1% 부유층이 모인 캐슬에 사는 자녀들은 대체로 공부를 잘한다. 입시 코디를 동원한 강예서(김혜윤), ‘참교육’을 받았던 황우주(찬희) 모두 마찬가지다.

이런 스카이캐슬이 가상 공간이 아니라 현실에 가깝다는 것을 증명하는 연구 결과가 주목받고 있다. 서울대 경제학부 주병기 교수는 지난 14일 한국경제학회 학술대회에서 부모의 학력·소득 수준과 자녀의 성공(수능 고득점, 고소득 획득) 여부를 측정한 ‘개천용지수(기회불평등지수)’를 소개했다.

가정환경과 소득 양극화 간 상관관계는 경제학계의 오랜 연구 대상이었지만, 소득 양극화가 계속해서 심화하면서 관련 연구에 관심이 쏠리는 것이다.

개천용지수는 ‘용’이 된 상위층 중 ‘개천’ 출신자들의 비율(N)과 상위층과 하위층 모두를 포함한 전체 집단에서 ‘개천’ 출신자들의 비율(Q)을 따져 구한다. 가령 개천 출신자들이 모두 용이 됐다면 N과 Q의 값은 같아진다. 반대로 용이 된 계층에서 개천 출신자들이 아예 없다면 N은 0이 된다.

이를 지수화(1-N/Q)하면 개천용지수가 1에 가까울수록 개천에서 용 나올 확률은 낮아지며, 0에 가까울수록 ‘완전 기회 평등’에 근접한다는 의미다. 개천용지수가 0.5라는 의미는 개천에서 태어난 능력자 10명 중 5명이 기회 불평등으로 인해 실패한다는 것으로 해석해 볼 수도 있다.

이 지수를 구하는 공식에 소득 상위 10%에 진입하는 것을 ‘용’이 되는 것으로, 부모 학력이 가장 낮은 집단 출신자를 ‘개천 출신자’로 치환한 연구 결과도 있다. 주 교수 연구에 따르면, 부모 학력이 가장 낮은 집단(중졸 이하) 출신자가 소득 상위 10%에 진입하지 못할 확률은 2000년대 초반 20% 안팎에서 2013년에는 30% 안팎으로 10%포인트가량 올랐다. 개천에서 용 나기가 그만큼 더 어려워졌다는 얘기다.

부모 학력·소득과 수능 성적을 대입해 구한 ‘개천용지수’도 부모 학력·소득이 낮을수록 고득점 실패 확률이 커지는 것으로 나왔다. 특히 외국어 영역은 이 지수가 0.7로 10명 중 기회 불평등으로 인해 7명이 고득점 획득에 실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학은 0.6, 국어가 0.5다. 외국어는 저학력·저소득 가구의 경우 해외 경험이나 외국어에 노출되는 빈도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농어촌과 도시 간 기회 불평등도 악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서울이라도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동네에서 자란 학생들의 서울대 합격률이 더욱 높았다. 김세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연구에 따르면 2014년 서울대 합격률은 강남구가 강북구의 21배에 달했다.

경제학자들이 기회 불평등 문제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그동안 한국의 고도성장 동력이었던 ‘교육열’이 사그라지면, 경제 성장에도 도움이 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주 교수는 “한국 경제 고도성장 원동력이었던 평등한 기회, 높은 교육열, 양질의 인적 자본이 파괴되면 한국 경제의 지속가능한 발전도 위협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소득 격차에 따른 기회 불평등이 심화하면, 정치권은 섣부른 국가 개입을 요구하게 된다. 일자리 감소나 자영업자 폐업, 양극화 확대 가능성 등에 대한 고려 없이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정책 등이 추진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경제학자들은 기회 불평등을 해결하는 것은 경제 성장에 긍정적 영향을 주지만, 정부 역할은 시장에 부담을 주지 않는 방향에서 설정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소득 불평등에 정부가 직접 개입하는 정책보다는 교육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불평등도 해결하고 경제 성장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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