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4인·9시’ 거리두기 연장…2주 후엔 일상회복 가능할까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실시하던 사회적 거리두기를 1월3일부터 16일까지 2주 더 연장했다. 최근 확진자 발생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 위중증·사망 발생은 고공행진하고 있고, 오미크론 변이 확산 등 방역상뢍이 여전히 위협적이라고 판단해서다.
다만 정부는 2주 후 유행 규모가 줄어들고 치명률이 개선되면 위험도가 낮은 조치부터 단계적으로 방역 완화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자영업자들의 반발이 커 정부도 과거처럼 장기간 방역을 강화하긴 어렵다. 전문가들은 오미크론에 대한 위협을 들어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적모임 4명·식당카페 9시 제한 2주 더…백화점·대형마트도 방역패스
김부겸 국무총리는 3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위기를 넘겼다고 확신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며 "정부는 영업시간 제한, 사적모임 축소 등 현재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2주간 더 연장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31일 0시 기준 확진자는 4875명으로 주중에도 4000명선으로 내려왔지만, 사망자는 108명으로 기록했고, 위중증 환자는 1056명으로 11일 연속 1000명대를 유지했다. 오미크론 확진자도 새 변이 PCR도입으로 검사결과까지 3시간 내로 크게 단축되면서 역대 최다인 269명이 늘어 총 894명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사적모임을 4명 이하까지만 허용하고, 감염 위험이 높은 식당과 카페 등 다중이용시설 영업제한 시간을 오후 9시로 제한하는 기존 거리두기가 2주 더 연장됐다.
식당·카페보다 감염 위험도가 낮은 학원(평생직업교육학원)과 PC방 등은 영업제한 시간도 종전대로 오후 10시로 유지했다. 다만 영화관과 공연장은 상영시간이 2~3시간 정도라는 점을 고려해 입장 시간을 오후 9시로 앞당겼다.
PCR검사 음성 확인자 또는 18세 이하 소아청소년, 코로나19 완치자, 불가피한 접종 불가자 등 방역패스 예외에 해당하지 않는 미접종자는 혼자서만 식당·카페를 이용하거나 포장·배달을 이용해야 한다.
이번 조치로 점포 규모가 3000㎡ 이상의 대규모 백화점 및 대형마트도 방역패스 적용 시설로 추가됐다. 출입 관리 어려움으로 방역패스 적용에 제외됐지만, 타 시설과 형평성 문제로 백화점·대형마트를 추가하기로 했다.
◇더 커진 자영업자들 불만…"2주 후 방역상황 나아지면 단계적 완화"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31일 브리핑에서 "정부는 2주 후 방역상황을 재평가 할 것"이라며 "상황이 나아질 경우 방역단계를 단계적으로 완화해 다시 일상과 방역을 조화하는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장기간 거리두기로 인한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의 피해로 불만이 커질 것을 우려한 발언으로 읽힌다. 2주 후에는 조금씩 방역을 완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심어주는 것이다. 정부는 방역강화 조치와 함께 55만명 자영업자에게 각각 500만원의 손실보상금을 올해 1분기에 선지급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31일 논평을 통해 거리두기 연장 조치와 관련 "일말의 기대를 가졌으나 이 같은 기대는 또다시 물거품이 되었으며 소상공인들은 깊은 실망과 허탈감을 감출 수 없다"고 토로했다.
코로나피해자영업자총연합도 입장문에서 "손실보상 선지급 방식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종국에는 자영업자들의 생존권을 박탈하는 처사라고 볼 수 있다"고 꼬집었다.
◇전문가들 "2주 후에도 쉽지 않을 것…푼다면 연착륙 방향으로"
전문가들은 2주 후 일상회복을 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는 지적이다. 확진자 증가세가 꺾인 영향으로 위중증·사망도 감소세로 나타나고, 의료대응 여력도 생기겠지만, 아직 '오미크론'의 위험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오미크론은 델타 변이보다 2~3배 정도 전파력이 높다고 알려져있다. 반면 중증화율·치명률은 비교적 낮다는 평가다. 그러나 아직 정확한 위험도 평가는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자영업자·소상공인 불만이 큰 만큼 2주 후 소폭의 거리두기 조정은 가능하겠지만, 2주 후의 위중증 환자 규모와 병상 상황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백순영 가톨릭대의대 명예교수는 "오미크론 확진자가 얼마나 늘어날 지 모른다. 2주 후면 많이 늘어날 것"이라며 "2주 후에도 거리두기를 더 연장하긴 쉽지 않겠지만, 풀어준다면 연착륙 하는 방식으로 해야한다. 오미크론 감염자가 천천히 늘어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2주 후에도 거리두기 완화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신속PCR이 도입되면서 (숨은 감염이 진행된) 오미크론의 전모가 드러날 것"이라며 "중증화율이 낮더라도 확진자수 자체가 많아지면, 중환자의 절대적 숫자도 늘어날 것이다. 1·2월은 상당히 혹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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