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분기 한국의 집값 상승률이 세계 주요 56개국 중 가장 높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8일(현지시간) 영국 부동산 정보업체 나이트 프랭크가 공개한 ‘글로벌 주택 가격 지수(Global House Price Index)’에 따르면 3분기 한국의 주택가격은 1년 전보다 23.9% 올랐다. 물가 상승률을 고려한 실질 집값 기준으로, 조사 대상 주요 56개국 가운데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주요국 3분기 주택가격 상승률(물가반영).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한국에 이어 스웨덴(17.8%)과 뉴질랜드(17.0%), 터키(15.9%), 호주(15.9%), 네덜란드(15.7%) 등의 순으로 집값이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명목 기준 집값 상승률도 한국은 26.4%로 터키(35.5%)에 이어 56개국 중 2위를 차지했다. 단 터키는 지난 3분기 물가상승률이 19.3%에 달할 정도로 인플레이션이 심각해 명목과 실질 상승률 간 차이가 컸다.

한국의 집값 상승 폭은 3분기가 가장 가파르다. 명목 기준 집값 상승률의 경우 한국은 지난 1분기 5.8%(56개국 중 29위)에서 지난 2분기 6.8%(55개국 중 31위)로 높아진 데 이어 지난 3분기에 26%대로 크게 뛰어올랐다.

한국이 유달리 상승세가 거세긴 하지만 집값 상승세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56개국의 명목 기준 전체 평균 상승률은 9.4%로, 2분기(9.2%)에 이어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말레이시아(-0.7%)와 모로코(-2.3%)를 제외한 54개국에서 모두 집값이 올랐다. 특히 집값이 10% 이상 오른 국가의 비중은 48%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시작한 지난해 1분기의 13%에서 크게 늘었다.

다만 나이트 프랭크는 일부 국가에선 집값 상승세가 정점을 지났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전체 56개국 중 18개국의 3분기 명목 기준 집값 상승률이 2분기보다 낮아졌다는 점을 들면서다. 뉴질랜드와 영국은 2분기에 코로나19 확산세 폭증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가 3분기에 주춤했다.

하지만 나이트 프랭크는 대부분의 국가에선 앞으로도 집값 상승세가 꺾이지 않을 것으로 봤다. 나이트 프랭크는 “금리 상승과 부동산세 변화, 가격부담 우려 등이 일부 국가의 상승률 둔화에 기여하고 있다”면서도 “그렇지만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영향이 크게 미치지 않는다면 전 세계적인 주택가격 상승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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