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문 나우뉴스]

러시아 관영 RT에 따르면 6일(이하 현지시간) 러시아정교회 키릴 총대주교는 ‘하나님의 은총’이 신자들을 코로나19에서 보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정교회 수장이 예배당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될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러시아 관영 RT에 따르면 6일(이하 현지시간) 러시아정교회 키릴 총대주교는 ‘하나님의 은총’이 신자들을 코로나19에서 보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모스크바 구세주 그리스도 대성당에서 미사를 집전한 키릴 총대주교는 “유행병을 둘러싼 상황이 교회에 나오는 신자 수를 현격히 감소시킨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해할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은 분명 감염을 두려워한다”고 말했다.

키릴 총대주교는 그러나 교회에서 코로나에 감염될 것을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총대주교는 “교회에서 병에 걸릴 것을 염려할 필요가 없다. 일단 하나님의 은총이 이곳에 있고, 우리는 거리두기 규칙을 지킨다. 교회는 감염의 근원지가 아니”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구 40%가 정교회 신자인 러시아는 지난해 4월 코로나19 확산으로 잠시 교회 문을 닫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20년 만에 처음으로 부활절 미사에 불참하며 방역에 열을 올렸다. 당시 키릴 총대주교도 코로나 예방을 위해 집에서 TV로 부활절 미사를 지켜봐 달라고 주문했다.

키릴 총대주교는 또 코로나19 사태가 인류의 눈을 영적인 삶으로 돌리려는 신의 마지막 부름이라고 정의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정욕의 테두리에서 벗어나 자제력을 발휘해야 할 때라고 역설했다. 올해 초에는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예방접종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한편 로마 가톨릭 신자를 이끄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종교 간 화합을 위해 조만간 키릴 총대주교를 만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교황은 6일 키프로스-그리스 순방을 마치고 이탈리아 로마로 돌아가는 전용기에서 “그리 머지않은 미래에 키릴 총대주교와의 만남을 고대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2016년 쿠바에서 키릴 총대주교와 얼굴을 마주한 바 있다. 기독교가 로마가톨릭과 개신교, 동방정교회로 갈라진 1054년 ‘교회 대분열’(The Great Schism) 이후 거의 1000년 만에 이뤄진 로마가톨릭과 동방정교회 수장 간 만남이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신자와의 만남이 어려워지자, 키릴 총대주교는 필요 이상의 두려움을 갖지 말라고 신자들에게 당부했다. 성스러운 공간에서의 바이러스 감염을 무서워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러시아 코로나19 대책본부에 따르면 6일을 기준으로 지난 24시간 동안 발생한 신규 확진자는 3만 2136명이다. 추가 사망자는 1184명으로 집계됐다. 누적 확진자는 983만 3749명, 누적 사망자는 28만 2462명이다.

한편 로마 가톨릭 신자를 이끄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종교 간 화합을 위해 조만간 키릴 총대주교를 만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교황은 6일 키프로스-그리스 순방을 마치고 이탈리아 로마로 돌아가는 전용기에서 “그리 머지않은 미래에 키릴 총대주교와의 만남을 고대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다음 주 러시아정교회 관계자가 만나면 논의를 위해 바티칸에 올 것”이라면서 “핀란드에서 만날 생각인데 확실치는 않다. (내가) 러시아에 갈 준비도 돼 있다”고 설명했다.

교황은 2016년 쿠바에서 키릴 총대주교와 얼굴을 마주한 바 있다. 기독교가 로마가톨릭과 개신교, 동방정교회로 갈라진 1054년 ‘교회 대분열’(The Great Schism) 이후 거의 1000년 만에 이뤄진 로마가톨릭과 동방정교회 수장 간 만남이었다. 만약 교황이 러시아를 방문한다면 대분열 이후 또 다른 역사적 사건이 될 전망이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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