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한 것을 ‘후회’하는 경우
[사진=게티이미지뱅크]근력운동의 당뇨병 예방 효과는 일주일에 60분 정도 한 경우가 가장 효과적이었고, 주 140분을 넘으면 오히려 건강위험이 높아졌다는 연구결과(영국스포츠의학저널·BJSM)를 소개한 기사에 댓글이 많이 달렸다. "나는 하루에 근력운동 60분 이상, 일주일에 6일 하는데..." "일주일에 60분이면, 하루에 10분만? 혼란스럽네요" 많은 사람들이 근력운동 시간이 "너무 짧다"는 반응을 보였다.
◆ 미국심장학회, 근력운동은 주 2회가 적당
무거운 기구를 이용한 근력운동은 매일 해야 할까? 세계 각국의 보건 전문기관들은 주 2회를 권장하고 있다. 세계 심장 전문의들의 학술단체인 미국심장학회(AHA)는 근력운동은 여러 동작을 하면서 주 2회가 좋다고 했다. 우리나라 질병관리청도 혈압 조절을 위한 근력운동은 매일보다는 일주일 2~3회를 권하고 있다. 이는 일반인의 건강증진을 위한 근력운동에 해당한다.
이를 영국스포츠의학저널(BJSM)이 제시한 '일주일 60분' 근력운동과 비교하면 하루 30분 정도에 해당한다. 한 번에 30분 정도의 근력운동은 적지 않은 시간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건강한 성인(65세 미만)의 경우 일상활동 외에 '중등도 이상'의 신체활동을 일주일에 최소 150분 이상 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중등강도 신체활동은 빠르게 걷기, 자전거타기, 헬스클럽 운동, 조깅, 등산 등이다. 150분은 근력운동과 유산소 운동을 포함한 시간이다.
◆ 걷기 등 유산소운동은 매일 30분 이상
근력운동과 달리 유산소운동은 매일 30분 이상을 권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하루에 30분만 해도 일주일(6일)에 180분이다. 반면에 근력운동은 매일 하는 것이 좋지 않을 수 있다. 물론 개인차가 크다. 근육이 회복할 시간이 없어 오히려 근육의 성장을 방해할 수 있다. 운동 수행능력도 떨어져 근골격계 등의 부상 위험도 높아진다. 물론 이는 전문적으로 오래 운동한 사람이 아닌 건강증진을 위한 일반인의 입장에서 판단한 것이다.
◆ 지나치게 운동하는데... 본인은 모른다
요즘 우람한 근육에 열망을 가진 사람이 늘고 있다. 단백질 보충제도 지나치게 복용해 건강위험도 커진다. 우리 몸이 분당 120회 정도의 심박수로 운동을 30분 이상 하면 뇌에서 엔돌핀이 분비된다. '행복감'을 주는 호르몬이다. 체력 고갈을 느끼지 못한 채 운동을 계속하게 한다. 이른바 '운동 중독'이다. 운동을 하지 않으면 불안감도 생긴다. 운동을 오래 한 사람이 심장마비로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운동 중독은 본인 스스로 한계점을 느끼지 못한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건강한 사람도 심장의 자각 증상을 항상 체크해 볼 필요가 있다(삼성서울병원 스포츠의학팀).
규칙적인 운동이 좋은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개인에 따라 적절한 운동 강도와 시간, 형태를 고려하지 않으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운동의 심혈관계 질환·당뇨병 예방효과, 혈압을 낮추는 이점보다는 과도한 운동으로 생길 수 있는 피로골절, 근골격계질환, 만성 피로와 근육의 과다 사용이 문제가 될 수 있다.
◆ 등산 도중 사망사고의 50%가 심장병, 고혈압 관련
산으로 구조 헬리콥터가 출동하는 사고는 추락, 낙석 등 안전사고만 있는 게 아니다. 등산 사고의 50% 이상이 심장병, 혈압 등 질병 때문이다. 등산 초보자가 아닌 산행을 자주 하던 사람이 쓰러지는 사례도 많다. 무리한 코스를 선택한 경우가 상당수다. 가파른 산에서 내려오다 무릎 관절에 이상이 온 것을 방치하다 노년에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
암 예방을 위한 '적정 신체활동'은 하루 30분 이상(주 5회 이상) 땀이 날정도로 걷거나 운동하는 것이다(국가암정보센터). 이는 세계보건기구(WHO), 미국 질병관리본부(CDC), 미국암협회(ACS)에서 제시한 암 예방을 위한 신체활동과 같다. 최소 30분의 의미는 성인이 건강을 유지하고 질병에 걸릴 위험을 낮추는 것이다.
◆ 100세 비결?... "무리하지 않아요" "일상에서 부지런히 움직입니다"
건강 증진을 위한 신체활동(Physical activity)은 정식 운동과 일상의 몸 움직임을 모두 포함한다. 평생 운동을 하지 않은 할머니들이 건강수명(건강하게 장수)을 누리는 것은 부지런히 몸을 움직이는 것과 관련이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저강도 신체활동으로 걷기 외에 청소, 요리 등 가사를 포함하고 있다. 물론 가사노동과 신체활동의 의미는 다르다. 다만 집안에서 자주 움직이고, 동네를 걸으면 중강도 이상의 신체활동이다.
우리 나이로 103세인 김형석(1920년생) 연세대 명예교수(철학)가 언론 인터뷰 때마다 하는 말이 있다. "어렸을 때 몸이 약해 모든 일에 무리하지 않았다" 일도 운동도 적정선을 지키며 살아왔다는 것이다. 60세 넘어 시작한 수영과 집 1~2층 계단을 매일 오르내리는 것이 그의 신체활동이다. 수영은 코로나19 유행 이후 규칙적으로 하진 못하고 있다고 한다.
김형석 교수의 경험을 일반화할 순 없어도 '무리하지 않는 삶'은 경청 할만하다. 나이가 들었는데도 젊을 때처럼 운동의 '고통'을 즐기는 사람이 있다. 숨 가쁨, 가슴통증은 운동의 '쾌감'이 아니라 치명적인 심장질환의 신호일 수 있다. 헬스클럽에서 1시간 운동했다고 집에서 마냥 누워 있으면 운동효과가 줄어든다. 우리 할머니처럼 일상에서 부지런히 몸을 움직이는 게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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