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오 DGB 금융지주 회장이 11일 오전 외국공무원에 대한 뇌물방지법 위반 등 혐의에 대한 첫 공판을 마치고 법정에서 나오고 있다. 2022.3.11/뉴스1 © News1 이성덕 기자
(대구=뉴스1) 이성덕 기자 = 캄보디아 상업은행의 인가를 받기 위해 현지 브로커를 통해 공무원에게 뇌물을 주려 한 혐의(국제뇌물방지법, 특가법상 횡령) 등으로 기소된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이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11일 대구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이상오) 심리로 열린 두번째 공판에서 김 회장은 "공소 사실을 전부 부인한다"며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는 "다른 피고인들과 업무적으로 몇차례 만난 것이 전부이고, 두터운 신뢰 관계가 없이는 엄청난 일을 공모하지 못할 것"이라며 "중국 상해에 있는 대구은행은 지점으로 운영되지만 캄보디아에서 운영되고 있는 은행은 독립법인 자회사이기 때문에 한국에서 영향력을 미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법정에는 DGB대구은행장을 겸직했던 김 회장과, 함께 기소된 당시 대구은행 글로벌본부장 A씨, 글로벌 사업부장 B씨, 캄보디아 현지 특수은행 부행장 C씨도 참석했다.

A와 B씨도 "혐의를 인정하지 않는다"며 "캄보디아에 있는 대구은행은 현지 채용으로 이뤄지고 있고 현지에서 일어난 일이기에 '국제상거래에 있어 외국공무원에 대한 뇌물방지법'에 해당되는지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C씨는 "기본 공소 요지의 사실 관계는 대체로 인정하지만 법리적으로 문제가 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이에대해 검찰은 "피고인들이 상업은행 전환을 추진하기 위해 현지에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다가 캄보디아 중앙은행 관계자로부터 '전환이 바로 되기 어렵다'는 답을 듣게 되자 현지 브로커의 도움을 받게 됐다. 현지 방식대로 '뒷돈을 지급하지 않고는 어렵다'는 이야기를 듣고 전략을 수정했다"며 공소 사실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정부 소유의 땅을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매입해 차액 부분을 뇌물로 공무원에게 자연스럽게 전달하려고 했다"며 "중앙은행 관계자에게 미지급된 50만달러 등을 포함해 350만달러를 현지 브로커에 건넸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 등에 대한 다음 재판은 6월15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