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대출금리, 은행은 실적잔치...해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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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대출금리, 은행은 실적잔치...해법은?

시중은행들이 자체적으로 산정하는 가산금리를 급격히 올리면서 대출금리가 치솟자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다. 특히 주요 은행들이 코로나19 국면에 오히려 예대마진으로 역대급 실적을 거두자 비난 여론은 더욱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정부의 가계부채 정책이 대출 총량관리로 치우치면서 은행들의 대출금리 인상이 노골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치솟는 대출금리, 은행 자체 산정 가산금리가 주도

소비자 불만의 큰 이유는 예금금리는 더디게 오르는 반면 대출금리는 빠르게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17일 업계 집계를 종합하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의 이달 12일 기준 주택담보대출의 변동금리는 연 3.314.84%로 8월 말(2.624.19%)에 비해 상·하단 모두 0.6%포인트 이상 뛰었다. 신용대출도 12일 현재 연 3.394.76%(1등급·1년)로 8월 말(3.024.17%)보다 상단은 0.59%포인트, 하단은 0.37%포인트 올랐다.

전체 가계대출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금리 상승기에 진입하면서 빠르게 오르고 있는 것도 차주들에게는 부담이다. 코픽스는 지난 5월부터 5개월 연속 상승세다.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의 경우 지난달 0.14%포인트 오른 1.29%에 달하며 지난해 2월(1.43%)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지난달 오름폭은 2017년 12월 (0.15%포인트) 이후 가장 가파르다.

하지만 최근 은행권 가계대출 금리 급등세는 이처럼 자금조달비용이 반영된 기준금리보다는 은행들이 자율적으로 정하는 일종의 마진인 가산금리가 주도하고 있다. 거래 실적에 따른 각종 우대금리 혜택이 축소된 점도 소비자에는 부담이다. 지난 10월 기준 NH농협은행 포함 5대 시중은행의 분할상환방식 주담대 금리를 보면, 기준금리는 대부분 1%대 초반인 반면 가산금리는 2%대 중후반에서 3%를 훌쩍 넘는 곳도 있다. 가산금리가 적게는 기준금리의 1.5배에서 많게는 3배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예대금리 차이는 더욱 벌어질 전망이다. 금융감독원 집계에 따르면 3분기 시중은행의 예대금리 차이는 1.80%로 작년 3분기보다 0.04%포인트 늘었다. 작년 말과 비교하면 0.08%포인트 커졌다.

예대마진 확대로 국내은행들의 수익성은 개선되고 있다. 대부분 은행들이 사상 최고 실적을 갱신하고 있는데, 올해 3분기에만 이자이익이 116000억원에 달한다. 작년 3분기보다 1조3000억원 많은 수치로 4분기에도 대출금리 상승으로 은행들의 분기 기준 사상최고 실적 달성이 확실시된다.

기준금리 인상이 가까워오면서 이자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한 차주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강화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적용되기 시작한 지난 7월1일 서울 시내의 한 은행 창구에 고객이 방문했다. 연합뉴스

■대출총량 관리 일변도에 은행들은 예대마진 ‘땅짚고 헤엄치기’

정부 가계부채 대책의 문제점까지 겹치면서 은행들의 예대마진 ‘땅짚고 헤엄치기’가 더욱 노골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당국은 강도 높은 가계대출 총량규제 관리 기조를 내년까지 이어간다는 계획인데, 은행들은 대출영업 감소에 따른 수익성 보전을 위해 금리를 높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들의 높은 가산금리 책정을 두고 “마진을 높이려고 하는 것도 있지만, 당국에서 은행들에 연간 대출 증가율 키맞추기를 하는 상황에서 다른 은행보다 너무 낮게 책정해 대출이 쏠리는 풍선효과도 감안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주택 가격 안정화 목표를 주택정책이나 세제가 아닌 금융정책으로 해결하려는 경향을 보이면서 생긴 부작용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은행 대출 대부분이 정책자금 보증 대출, 고신용자 대상 부동산 담보대출인데 은행들이 위험비용을 너무 높게 책정해서 과도한 이득을 취하는 것은 아닌지 당국이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면서 “정부 가계부채 정책 목표가 실상은 집값잡기여서 은행들 대출금리 인상을 용인하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해다.

금융당국은 대출금리는 시장 가격이어서 은행들의 금리 결정 방식에 개입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가계대출을 조이면서 금리가 오를 때마다 최소한 구두개입은 해왔고, 실제로 2017년 일부 은행들의 가산금리 책정의 문제점을 점검하고 초과분으로 걷은 이자를 환급하도록 했던 전례와 비춰보면 태도가 확실히 바뀌었다.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은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 목표가 실상은 집값잡기라는 방증이라고 말한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들이 대출금리는 올리고 예금금리는 안 올리면 차익이 커지게 된다”면서 “(금융위원장이) 2017년 때 당국 입장 정도로 정리해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은행도 코로나19 국면 고통 분담해야”

국내 은행들은 각종 업권법에 따라 대출시장에서 과점적인 지위를 누리고 있고, 코로나19 위기로 오히려 자금조달 수요가 급증해 특수를 누린 만큼 수익 사회환원을 늘려야 한다는 압박 또한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업계나 시민단체, 전문가들 모두 강제적으로 사회환원 액수나 수익 대비 환원비중을 정해야 한다는 식의 논의는 사회갈등만 부추길 수 있는만큼 지양해야 한다고 본다.

박창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은행이 높은 수익을 거뒀다면 주주들에게는 이득”이라면서 “코로나19로 피해가 큰 소상공인,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늘려 고통을 분담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내년 소상공인·중기 대출 원리금상환 유예 등 코로나19 금융지원 프로그램이 종료되는 시점에 대출 부실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지나친 고배당은 자제하도록 하고, 대손충담금을 쌓도록 하는 것도 고통분담 방안으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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