귤밭 갈아엎고 심는다는 이 과일…제주도 특산품이 바뀐다
지난 5일 제주도 제주시 구좌읍 상도리에 있는 골드키위 농장 '다랑쉬 풍경'. 비닐하우스 아래 펼쳐진 1만4400㎡ 넓이의 밭에 있는 나무 840그루에서 손으로 키위를 따는 인부들의 움직임으로 분주했다. 수확한 키위는 상자에 넣어 농장 입구 곳곳에 쌓아올렸고, 농장에 갓 도착한 1t 트럭은 트렁크에 상자를 빼곡히 채워 팩하우스(골드키위 선별소)로 날랐다.
손해보험사 지점장을 지내다 2017년 퇴직한 뒤 골드키위 농장주가 된 오종훈 씨(53)는 "귤 농사를 짓던 사람들이 땅을 갈아엎고 골드키위로 작목을 바꿀 정도로 요새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귤의 섬' 제주도의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골드키위 묘목을 심어 키위를 재배하는 농가가 하나둘씩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뉴질랜드 키위 브랜드 제스프리와 계약을 맺고 골드키위를 재배하는 농가의 증가세가 가파르다. 세계적인 키위 업체 제스프리와 재배 계약을 맺은 제주도 키위 농가 수는 2012년 151곳에서 2021년 233곳으로 늘었다. 키위 재배 면적도 2019년 119만㎡에서 올해 175만㎡로 2년 사이 47% 증가했다. 수확량은 올해 2361t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털 없이 매끄러운 껍질에 옅은 갈색을 띠는 골드키위는 달콤하고 상큼한 맛을 내는 풍부한 과즙으로 국내외에서 인기가 많은 과일이다. 짧은 털이 난 짙은 갈색에 밝은 초록빛을 띠는 그린키위와 다른 품종이다. 특히 제스프리가 10여 년간 연구한 끝에 개발한 품종인 썬골드키위는 맛뿐만 아니라 영양성분도 풍부하다. 골드키위 비타민C 함량은 100g당 152.0㎎으로 그린키위(88.0㎎)보다 높지만 혈당지수는 그린키위(39)에 비해 낮은 38 정도다.
뉴질랜드 키위 농가가 100% 소유한 청과 회사 제스프리는 한국 시장에서 1년 내내 키위 공급이 끊기지 않게 하기 위해 제주도에 주목했다. 한국의 경우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뉴질랜드산 키위를 판매하고, 4월부터 10월까지는 제주도산 골드키위를 공급하면 연중 판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골드키위 재배에 적합한 제주도의 토양과 기후도 한몫했다. 골드키위는 건조한 기후, 풍부한 일조량, 원활한 배수라는 조건이 모두 맞아떨어져야 고품질의 과실을 맺는다.
제주도에는 국내 육성 신품종인 스위트골드키위, 레드키위를 재배하는 곳도 있지만 제스프리 썬골드키위 묘목을 심으려는 농가가 늘고 있다.
그 이유로는 가격 안정성이 꼽힌다. 다른 품종은 불안정한 수요나 시장 과열 탓에 가격이 요동칠 수 있는 반면 썬골드키위는 제스프리가 전량 매입한다. 연 단위로 가격 등락이 거의 없기 때문에 안심하고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것이다. 오씨는 "국내산 키위 농사를 지었을 때 초기에 1㎏당 4000원이었지만 몇 년 지나자 2500원으로 낮아졌다"며 "제스프리는 키위를 사들일 때 가격을 보장해주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장점은 안정적인 시스템이다. 백지상태로 키위 농사를 시작할지라도 땅이 있고 시설 투자만 하면 나머지는 회사에서 해결해준다.
두 달에 한 번꼴로 농사 교육을 시켜주고, 수확한 키위를 납품하면 대금을 정산해준다. 이후 키위 유통뿐 아니라 마케팅까지 모두 본사에서 책임진다.
다만 제스프리가 요구하는 엄격한 품질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당도는 15브릭스(brix·당도 단위) 이상으로 일반 옥수수보다 2.5배 더 달아야 한다. 한 알당 크기는 120g 이상이고, 과일에 상처가 있거나 특유의 색깔이 나타나지 않으면 그 키위엔 값을 쳐주지 않는다.
수확된 썬골드키위는 제주도에 있는 팩하우스 2곳으로 나눠 옮겨진다. 팩하우스에 골드키위가 도착하면 48시간 동안 '큐어링(키위가 상태를 회복하는 단계)'을 거쳐 품질 선별 작업에 들어간다. 이곳에서 키위는 다시 3개 등급으로 나뉜다. 외관상 하자가 있는 3등급은 가공용으로 쓰이고, 2등급은 '패밀리 키위'라는 이름으로 판매된다. 1등급을 인정받은 것 중에서 3주가 지난 뒤 저장 기간에 문제가 생기지 않은 제품만 '제스프리 골드키위'로 시장에 나온다. 장정환 팩하우스 부장은 "이렇게 해야 인정받는 품질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에 제스프리의 품질 관리에 100% 수긍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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