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 교통사고 현장. <부산지방경찰청 제공>

전국을 돌며 고의로 교통사고를 낸 뒤 보험금 5억원을 챙긴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부산경찰청은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혐의로 20대 A씨 등 4명을 구속하고, 공범 64명을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9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9월까지 117회에 걸쳐 부산과 서울, 광주, 대구 등 전국의 주요 교차로 통과 직후에 진로를 변경하는 법규위반 차량을 골라 교통사고를 냈다. 고의로 충격하거나 일부러 전봇대를 들이받는 수법을 쓴 것으로 조사됐다. 보험사 의심을 피하려고 범행 차량은 1~2개월마다 교체했다.

이들은 사고 후 보험사에 신고해 한의원에서 통원치료를 하며 합의금과 미수선 수리비 등으로 5억원이 넘는 보험금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페이스북 등 SNS로 범행 차량 동승자나 허위 동승자 역할을 할 공범을 모집해 허위동승자의 신분증 등을 보험사에 보내 보험금을 챙기기도 했다. 공범들에게는 1건당 적게는 10만원, 많게는 30만원의 수고비를 준 것으로 확인됐다.

A씨 등 2명은 클럽에서 일명 '만수르 세트'로 불리는 1000만원어치 술판을 벌이거나 고급 샴페인을 다른 손님들에게 돌리는 등 보험사기로 챙긴 돈 대부분을 유흥비로 탕진했다.

나머지 2명은 인터넷 도박 탓에 생긴 빚을 갚으려고 범행에 가담해 수중에 들어온 보험금을 빚을 갚거나 다시 도박 자금으로 사용했다.

경찰 관계자는 "대학생 등 젊은 층이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유혹에 넘어가 보험사기에 연루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자동차 보험사기 근절을 위해 단속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3830억원이다. 이는 전체 보험사기 적발금액(8986억원)의 42.6%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