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매일 잠자리에 들지만, 사실 잠을 자는 명확한 이유는 아직 과학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단순히 몸이 쉬어야 한다는 답은 잠의 이유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 자연에서의 수면은 그만큼 잡아 먹힐 수 있는 중대한 취약점이 될뿐더러, 수면 시간은 일생에 있어 상당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잠을 자는 명백한 이유를 밝히기 위한 오랜 기간 수많은 연구를 해오고 있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29일 수면의 기본 메커니즘과 수면 중 뇌의 기능을 분석한 논문 4편을 소개하는 특집을 마련했다.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 생명과학부의 윌리엄 위스든 교수와 닉 프랭크스 교수는 잠을 자는 이유와 수면이 부족할 때 인간을 잠에 빠뜨리게 하는 원인을 분석했다. 또 마취제와 진정제가 어떻게 수면 상태에 빠뜨리는 지에 대한 연구 결과들도 분석했다.

연구팀은 우리가 잠을 자는 가장 이유는 ‘하우스 키핑’ 과정이 일어나도록 하기 위한 활동의 결과라는 분석을 내놨다. 사람의 유전자는 크게 하우스 키핑 유전자와 조직 특이 발현 유전자로 분류하는데, 이중 하우스 키핑은 세포 내 DNA 복제나 세포의 생명 활동과 기능 유지에 필수적인 유전자다.

이 유전자들이 발현하기 위해서는 의식이 없는 뇌가 필요하며, 그런 뇌 조건은 수면 중에서도 깊은 수면 상태라 알려진 렘(REM)수면이 아닌 얕은 수면 상태인 비렘수면 동안 나타난다. 연구팀은 “수많은 돌연변이 쥐 중에 렘수면이 결여된 쥐는 있어도 비렘수면 상태에 들지 않는 쥐는 없었다”며 “비렘수면이 삶에 더 필수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렘수면 상태에서 뇌 온도는 1.5도까지 떨어져 전신 마취제를 맞았을 때와 거의 같은 상태로 억제성 시냅스 후 전위가 둔화된다. 더불어 두 교수는 뇌에서 수면 요구는 뇌 전체가 아닌 일부분에서만 감지되므로 그 특정 영역을 조절할 수 있는 약물로 불면증을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 봤다.

과학자들은 필수불가결한 수면의 진정한 의미를 찾기 위해 한 걸음 더 다가가고 있다. 가브리엘 지라도 프랑스 물랭연구소 연구원과 비토르 로페스 도스 샌토스 영국 옥스퍼드대 박사후연구원은 렘수면과 비렘수면의 뇌 신경 특징과 기억을 관장하는 뇌 영역인 해마가 어떤 상관관계를 갖는지 분석했다. 로라 루이스 미국 보스턴대 의생명공학과 교수는 수면 중 혈류, 뇌척수액의 흐름, 노폐물 제거가 어떻게 일어나는지 분석했다. 미국 애리조나대 의과대의 마이클 그랜너 교수와 파비안 호세 페르난데스 교수는 수면이 궁극적으로 심혈관, 대사, 면역, 인지 등에 미치는 영향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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