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업체에 등록된 곳이 보이스피싱 조직…범죄자로 몰린 2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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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직업체에 등록된 곳이 보이스피싱 조직…범죄자로 몰린 2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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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대행 업체로 등록한 후 대출업무 시켜
중간 전달책 역할로 사기·사문서 위조 혐의
"피해자들 피해금액까지 물어내야 할 상황"


경찰, 보이스피싱과의 전쟁 TF 구성 (CG)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김대호 기자 = 20대 여성이 구직 사이트를 통해 취업한 곳이 나중에 알고보니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조직으로 드러나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는 일이 일어났다.

4일 관계 기관들에 따르면 경기도 포천에 사는 20대 여성 A씨는 작년 12월 대형 인터넷 구인구직 사이트 에 올라온 B 업체를 보고 연락해 일하게 됐다.

당초 행사대행 업무를 한다고 광고했던 B 업체는 면접을 본 후 A씨에게 대출중개라는 다른 일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사회경험이 부족했던 A씨는 제2금융권 업무라 생각하고 그곳에서 시키는 대로 여러 사람으로부터 돈을 받아 업체 사람들에게 전달했다.

A씨는 "사람들에게 돈을 받으러 가면 '감사하다'고 말했으며 어떤 분은 고생한다고 홍삼도 챙겨주어서 전혀 나쁜 일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일할 때 텔레그램과 전화로 연락하며 업무를 진행했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대면접촉을 하지 않는 것으로 알았다.

그는 이렇게 한달가량 일을 하는데 경찰서로부터 자신이 하는 일이 보이스피싱이라며 하지 말라는 연락을 받았으며 경찰서로 출석해 조사도 받았다.

A씨에게 돈을 전달했던 사람 중 일부가 뒤늦게 보이스피싱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을 알고 경찰에 신고했던 것이다.

A씨는 지난 1월 이후 경찰 조사를 거쳐 최근 사기와 사문서위조 혐의로 기소됐으며 오는 26일 재판을 앞두고 있다.

현재까지 A씨와 관련해 접수된 피해금액은 5천여만원으로 집계됐으며, 피해자들과 배상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A씨가 재판에서 불리해질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여기다 다른 피해자들까지 신고가 들어오면 그들 피해금액까지 A씨가 배상해야 하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고 한다.

연령별 보이스피싱 사기 피해 사례
(서울=연합뉴스) 장성구 기자 = 금융감독원은 올해 2~3월 보이스피싱 피해 구제 신청 등을 위해 금융회사 영업점을 찾은 피해자 620명을 상대로 설문한 결과를 토대로 피해 유형을 분석해 지난 6월 공개했다. sunggu@yna.co.kr



A씨의 작은 아버지는 "보이스피싱 몸통을 놔두고 전달책으로 이용당한 사람만 잡아들여 처벌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 범죄 총책을 잡아 처벌하고 피해금액을 배상토록 해야 한다"면서 "조카도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그는 "조카가 경찰에서 보이스피싱 조직 전화번호로 연락해보자고 했지만 경찰이 '소용없다. 잡지 못한다'며 듣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식당에서 밥을 먹다 이가 부러져도 보상을 받는데 대형 구직 사이트에서 소개된 업체로 인해 피해가 발생했는데 아무런 조치가 없는 점도 문제"라고 말했다.

구직 사이트 관계자는 "평소 보이스피싱 피해를 차단하기 위해 경찰 당국과 협조하고 있으며, 업체들이 공고를 올릴 때 '단순 전달책' '고액알바' ' 채권 회수' ' 현금 수거' 등의 단어가 뜨면 등록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업체 정보, 연락처, 등록자 등의 정보를 파악, 수사기관과 협조함으로써 우리 사이트를 통해 구직한 분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적극 협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을 담당한 경찰은 보이스피싱 몸통을 잡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면서 보이스피싱 사기로 극단적 선택을 하거나 가정이 파탄 나는 등 고통받는 다른 피해자들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 사건이 안타깝지만 법원에서 잘 설명하길 바란다면서도 일단은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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