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럭셔리카 업체 롤스로이스도 전기차(EV) 전환 물결에 가세한다.

대당 출고가격이 6억원이 훌쩍 넘는 롤스로이스의 최고가 모델 '팬텀'의 주행 모습.
29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롤스로이스는 이 날 2030년까지 모든 신차를 전기차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롤스로이스는 앞서 브랜드 역사상 최초로 순수 전기차 ‘스펙터’를 공개한 바 있다. 스펙터는 올해 중으로 전세계에서 주행 테스트를 거쳐 2023년 4분기에 출시될 예정이다.

토스텐 뮐러 오트보쉬 롤스로이스 모터카 최고경영자(CEO)는 “스펙터 출시를 계기로 2030년까지 모든 신차를 전기차로 전환할 준비를 시작했다”며 “2030년부터 롤스로이스는 더이상 내연기관 차량을 생산하지도 판매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롤스로이스를 소유한 독일의 완성차 제조업체 BMW는 내연기관 차량 판매 중단 일정은 설정하지 않았지만 대신 2030년까지 생산 차량의 50% 이상을 전기차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내건 상태다. BMW의 또다른 산하 브랜드인 미니는 10년 안에 모든 차량을 EV로 전환할 계획이다.

롤스로이스는 자동차 수입상이던 찰스 롤스와 엔지니어였던 프레더릭 헨리 로이스가 합작해 만든 브랜드다. 롤스로이스의 브랜드 전략은 철저히 ‘최고급’이다. 1980년대까지 롤스로이스는 자격이 안되면 차량 판매를 거부했다.

보유한 총자산이 아닌 실질적으로 구매자가 당장 쓸 수 있는 자산이 최소 3000만달러(한화 약 330억원)가 넘어가야 했다. 3대에 걸친 가문 조사에서 조그만 흠이라도 나오면 무조건 판매를 거절했다. 롤스로이스를 소유하려면 그에 적합한 사회적 지위와 자산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롤스로이스 외에도 다른 럭셔리카 브랜드들도 전기차 전환 추세를 따를 예정이다. 랜드로버는 2025년, 벤틀리와 다임러는 모두 2030년까지 EV 완전 전환을 약속했다.

전세계적인 탈탄소 움직임이 벌어지는 가운데 자동차 업계들은 환경오염물질이 배출되는 내연기관 대신 친환경 전기차로 전환을 통해 소비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지난 8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30년까지 전기차,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차가 미국에서 판매되는 신차의 50%를 차지하도록 지원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