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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규제칼날 코인으로…'세계최대 시장' 봉쇄에 전세계 긴장


지속적으로 가상화폐 규제를 쏟아냈던 중국 당국이 다시 한 번 가상화폐와 전면선을 선언한 것은 가상화폐가 중국 금융시장의 안전을 해친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인민은행은 24일 발표한 통지문에서 "최근 가상화폐 거래 선전 활동이 기승을 부려 경제금융 질서를 어지럽히고, 도박, 불법자금 모집, 사기, 다단계 판매, 돈세탁 등 위법 범죄 활동을 번식시켜 인민 군중의 재산 안전을 심각하게 해친다"고 지적했다.

중국 당국은 이미 2013년부터 가상화폐 규제를 시작했다. 당시 인민은행은 각 금융기관에 가상화폐 발행과 거래가 불법이라고 고지했다. 특히 올해 들어 중국 당국의 압박이 더욱 거세졌다. 지난 5월 중국은행협회, 중국인터넷금융협회 등 금융 관련 협회들이 공동으로 고객들은 가상화폐 매매, 결제, 교환 등의 행위를 해서는 안 되며 이를 위반할 경우 사법기관에 신고하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각국 지방정부가 잇달아 가상화폐 채굴을 전면 금지하는 조치를 발표하기도 했다.

6월에는 가상화폐를 거래하다가 적발될 경우 해당 은행 계좌를 말소시키고 알리페이, 위챗페이 등의 기능도 평생 제한하겠다고 밝혔고, 8월에도 인민은행이 하반기 중점 업무 중 하나로 가상화폐를 근절시키겠다고 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날 중국 당국은 사실상 가능한 모든 규제안을 담은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가상화폐 뿌리 뽑기'에 나섰다. 김보성 한국은행 베이징사무소 대표는 "인민은행과 관련 기관들이 총동원돼 내놓은 이번 가상화폐 대책의 가장 큰 특징은 가상화폐 관련 행위들을 명시적으로 모두 열거하면서 불법으로 규정했다는 점"이라며 "특히 해외 거래소 이용까지 불법이라고 명시해 국내뿐 아니라 해외 거래도 강력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중국인들이 현지에서 한국 업비트나 빗썸 같은 해외 거래소에 접속해 가상화폐를 거래하는 것도 불법으로 규정하고 강력하게 처벌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해당 해외 가상화폐 거래소의 중국 내 직원도 법에 따라 책임 추궁을 받을 수 있다. 법정화폐와 교환을 원천봉쇄하고 해외 반출까지 막음으로써 가상화폐 거래 자체가 위축될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었다.

중국은 미국과 가상자산 거래 규모 1·2위를 다투는 시장이다. 최근 몇 달간 이어진 중국 당국의 강력한 규제로 시장 규모가 많이 줄어든 상황에서, 이번 전면 금지 카드는 '최후의 한 방'이 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글로벌 코인 시장은 물론 국내 코인 시장까지 출렁이며 불안감이 확산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가 디지털 위안화 공식 출범을 앞두고 가상화폐 대청소에 나섰다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 당국은 내년 2월 베이징동계올림픽을 디지털 위안화의 데뷔 무대로 계획하고 있다. 베이징을 찾는 해외 선수들과 관광객이 디지털 위안화를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중국 당국은 각 지역에서 디지털 위안화 시범사업을 펼쳐왔다. 지난 7월 인민은행이 발표한 백서에 따르면 중국에서 디지털 위안화가 이미 6조원 이상 거래됐고 개인 디지털 위안 지갑은 2087만개에 달한다.

베이징 소식통은 "디지털 위안화를 빠르게 정착시키는 과정에서 비트코인 등 다른 가상화폐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중국 정부가 내년 베이징동계올림픽 전까지 가상화폐 단속 강도를 더욱 높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코인 거래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엄격한 단속을 천명하자 전 세계 코인 가격은 급락했다. 전 세계 코인 거래에서 중국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코인 거래소인 바이낸스에서 이날 오후 9시(한국시간) 기준 비트코인은 4만1512달러에 거래돼 전날보다 4.8% 하락했고, 이더리움은 2822달러로 전날보다 7.7% 떨어졌다. 비트코인 외 다른 코인을 뜻하는 알트코인들 역시 하락세를 피하진 못했다.

국내 코인 시장에서도 중국발 악재 충격은 컸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글로벌 대장 코인들은 물론이고 이른바 김치코인들도 줄줄이 급락했다. 메디블록은 이날 오후 9시 69.6원으로 전날보다 10.3% 떨어졌고, 밀크 역시 1140원을 기록해 7.6% 하락했다.

코인 전문가들은 중국 헝다그룹 위기에 이어 중국 당국의 코인 때리기로 인해 중국 코인 시장 냉각기는 당분간 지속되고, 이에 따라 세계 코인 시장도 단기적으로는 충격 속에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최화인 금융감독원 블록체인발전포럼 자문위원은 "중국은 2014~2016년까지만 해도 세계 코인 시장의 최대 98%를 차지할 만큼 선도적인 시장이었고, 최근까지 비트코인 채굴 시장도 주도했다"면서 "중국 코인 시장이 휘청거리면 세계 코인 시장도 덩달아 휘청거리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헝다그룹 파산 위기로 코인 가격이 조정을 겪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다시 중국 당국발 악재가 연거푸 터지면서 하락세가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다. 다만 최 위원은 "중국 정부의 코인에 대한 입장은 지속적으로 부정적이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코인 시장에 미칠 영향은 두고 봐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강력한 코인 억제책을 펼쳐왔다. 지난 6월 중국 인민은행이 가상화폐 단속을 강화할 것을 지시하고, 중국 쓰촨성이 관내 비트코인 채굴 업체 폐쇄 명령을 내린 바 있다. 그러자 비트코인은 3만달러가 붕괴됐다.

한편 중국에서는 모든 코인 거래를 불법화했지만 국내에서는 25일부터 특정금융정보법에 따라 코인 시장이 제도권에 편입돼 묘한 대조를 이뤘다. 코인은 국적을 초월해 전 세계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데 국가별로 서로 다른 규제 차이로 인해 시장에 왜곡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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