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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이 던진 삼성전자, 개미 '4兆 싹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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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확산 45일' 증시 분석

"반도체 업황 회복 늦어진다"
외국인, 한달간 6.8兆 순매도
삼성전자·하이닉스 팔아치워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한 지난 1월 하순 이후 국내 증시가 10%가량 떨어지는 등 충격이 장기화하고 있다. 외국인은 국내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심상치 않자 이 기간 7조원에 가까운 금액을 투매해 폭락장을 이끌었다. 이런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이 이 기간 기록적인 매수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끌고 있다. 지금 시장 상황을 단기적인 조정장으로 인식해 저가 매수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파는 외국인, 사는 개인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1월 23일부터 이달 6일까지 30거래일간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6조8029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코로나19 확산이 반도체 업황 회복을 늦출 것이란 분석이 나온 지난달 말부터 전기·전자업종 투매에 나섰다. 2월 24일부터 이달 6일까지 열흘간 유가증권시장에서 5조6792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 기간 삼성전자를 2조2447억원, SK하이닉스를 7674억원어치 팔아치웠다.

같은 기간 개인투자자들이 기록적인 매수세를 보이며 외국인들의 매도 물량을 빨아들였다. 개인은 1월 23일 이후 유가증권시장에서 10조5316억원, 코스닥시장에서는 2조220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지난달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 순매수 금액이 4조8974억원어치에 달해 월간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서도 2조2797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개인투자자는 외국인이 가장 많이 판 삼성전자를 적극 매수했다. 삼성전자(3조3983억원 순매수)와 삼성전자 우선주(9019억원)가 전체 순매수액의 절반에 달했다. 이어 SK하이닉스(3725억원), 한국전력(3467억원), 신한지주(2704억원) 등 단기간 하락폭이 큰 시총 상위주들을 집중 매입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개인들은 코로나19 사태가 늦어도 2분기까지 정점을 찍고 내려올 것으로 보기 때문에 이를 저가매수 기회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주는 일시적인 조정을 거치면 반등할 것으로 예상해 외국인 투매로 낙폭이 큰 종목 위주로 사들이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정부 규제로 부동산 투자가 묶이면서 증시 조정기를 틈타 개인의 여유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산업재는 타격…유통업은 희비

개인투자자의 이 같은 매수 행보는 아직까지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1월 23일 이후 개인의 매수 상위 10개 종목 평균 수익률은 -13.85%(우선주·ETF 제외) 수준이다. 삼성SDI(11.64% 상승)를 제외하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한국전력 등 모든 대량 매입 종목이 하락 곡선을 그리고 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하락폭(9.17%)보다 큰 손실을 맛봤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산업별로는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등 업종은 수요 감소와 글로벌 공급망 우려로 타격을 입었다. 증권가에서는 연초 올해 반도체 업황 회복을 전망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정보기술(IT) 제품 수요가 줄면서 생산 차질 우려가 부각되는 분위기다.

정유·화학·철강 등 산업재와 자동차 관련주의 타격도 두드러진다. 증권업계에서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지난달 중국 도매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8% 안팎 급감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대차 주가는 지난달 12일 고점 이후 18.8% 떨어졌다.

면세점과 백화점 매출이 대폭 꺾이면서 유통과 화장품주도 저점을 지나고 있다. 유통주 중에는 대형마트 할인점 등에서 식료품 구매가 늘어 중국 등 매출 감소를 상쇄하는 종목도 있다. 농심은 라면 사재기 열풍으로 지난달 이후 현재까지 16.7% 상승했다. 이마트도 온라인 쇼핑몰 판매가 호조를 보이며 지난달 25일부터 주가가 오름세를 나타냈다. 외출을 자제하는 분위기로 인해 온라인교육·간편식·택배·전자결제주 등도 테마주로 부상했다.

설지연/전범진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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