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 손괴범으로 몰려 극단 선택한 여직원 관련
최용덕 시장 "고인의 명에 실추되는 일 없도록 최선"© News1(동두천=뉴스1) 이상휼 기자 =
20대 여성 공무원이 공직사회 내부에서 동료의 가방 손괴 범인으로 몰려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 관련, 동두천시장이 "고인의 명예가 실추되거나 2차 가해·피해가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방지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최용덕 시장은 이달 초 코로나
19 확진자의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지난
17일 오후 격리해제된 후 업무에 복귀했다.
최 시장은
18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업무에 복귀하자마자 너무나 황망하고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면서 "시의 최종 관리자로서 깊은 책임감을 느끼며, 고인과 유족들에게 사죄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인은 가방 손괴 범인으로 몰렸지만 그에 대한 증거는 아무 것도 없었다. 경찰에서 자세한 경위를 조사하겠지만, 시에서도 나름대로 조사하고 무엇보다도 2차 가해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시청 조직도 내에서 고인을 삭제한 부분은,
20대 8급 여성 공무원이 소수이다보니 이름 등을 알아보려고 검색하는 숫자가 늘자 관련부서에서 삭제조치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6일 오전 7시께 양주시 광사동의 아파트단지
15층에서 동두천시 8급 공무원 A씨(
29)가 추락해 숨졌다.
유서는 없었지만 극단 선택한 정황이 뚜렷했다.
A씨는 이달 초 부서 내에서 공직 동기인 B씨(
30대)의 '수백만원대 명품 가방을 손괴했다'는 의심을 받아 괴로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당시 A씨는 점심 시간 사무실을 지키는 당번이었고, B씨가 점심 식사 후 돌아온 뒤 가방이 칼로 찢겨 있다며 A씨를 범인으로 지목했다.
B씨는
SNS상에 A씨가 범행했을 거라고 단정 지으며 모욕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고 유족 측은 전했다.
유족 측이 제보한 B씨의
SNS 캡쳐본을 보면 "어떤 미친x한테 물렸다 생각하고 지나가야 하는데", "너인 거 다 안다, 다들 네가 또라이라는 거, 싸이코패스라는 거, 섬뜩하다는 거 다 알고 있어. 나이 먹고 하는 짓은 중학생 수준이라니 네 인생이 불쌍타"는 등의 누구를 지칭하는지 불분명한 모욕성 글이 적혀 있다.
이와 관련 A씨는 여동생(서울시 공무원)에게 수차례 억울함을 여러차례 토로하기도 했다.
A씨는 "범인이 아니다"며 억울함들 토로했지만, B씨는 증거나 정황 없이 단정적으로 A씨를 범인으로 몰았다는 게 유족 측의 주장이다. 당시 사무실 내
CCTV가 없어 A씨의 억울함을 풀어줄 단서도 없었다.
담당 과장과 B씨는 A씨에게 사과를 요구했고, B씨의 신고로 A씨는 경찰 조사도 받았다.
A씨는 "자신이 한 일이 아니다"고 주장했지만, B씨는 물론 팀원들조차도 A씨를 범인 취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B씨는 "사무실 내에는
CCTV가 없지만, 복도
CCTV를 확인한 결과 당시 잠시 방문한 민원인 할머니를 제외하고 A씨 밖에 없었다"며 "자리를 비운 사이 가방이 칼로 찢겨 있어 충격을 받았고, 이후 트라우마가 생겨 정신과 치료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A씨를 지목해 경찰 고소를 한 것도 아니고, 몇 일간 숙고 후 범인을 밝혀달라고 수사 의뢰했던 것"이라며 "팀원 전체가 A씨를 일방적으로 범인 취급하는 분위기가 아니라 오히려 A씨 편에서 격려해 준 팀원들도 많았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