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남았던 외국인 200명 탈출...미군 철수 이후 처음
미군과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남았던 외국인 이송문제에 합의하면서 미국인 수십 명을 포함한 외국인 200명을을 태운 비행기가 카불 공항을 성공적으로 이룩했다.
AFP는 9일(현지 시각)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수 후 민간 항공기를 통한 외국인 대피가 처음으로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이날 오후 카불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서 미국인 수십 명을 포함한 외국인 200명을 태운 보잉 777 기종이 카타르 도하로 향했다고 전했다.
이날 외국인을 태운 항공기가 카불을 안전하게 이륙하면서, 애초 탈레반의 위협과 달리 아프간에 남아 있는 외국인들 또한 공항으로 탈출이 가능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탈레반 내부 소식통 역시 스푸트니크 통신에 카불 공항은 민간 항공편을 운영할 준비를 마쳤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카타르의 무틀라크 빈 마제드 알 카흐타니 반테러 특사는 "카불 공항이 (다시) 운영된다는 점에서 아프간에 역사적인 날"이라고 밝혔다.
한 카타르 관리는 이날 아프간을 출국하는 이들을 태운 여객기는 탈출기가 아닌 정기운항편이며 10일에도 항공편이 운항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신은 탈레반의 이런 태도 변화는 정상 국가의 이미지를 알리려는 의도라고 분석한다. 국제적으로 탈레반은 테러단체로 인식되는데 외국인들을 안전하게 탈출시키면서 카불 국제공항이 정상적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을 국제사회 알린 신호란 것이다.
셰이크 무함마드 알사니 카타르 외무장관은 "우리는 처음으로 승객을 태운 항공기를 이륙시킬 수 있었다"면서 "탈레반이 공항 재개에 도움을 줬다"고 감사를 표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로선 탈레반을 정상 국가로 인정하기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언론 인터뷰에서 "현재 아프간에 100명가량의 미국 시민권자가 기다리고 있다"면서 "우리는 동맹국과 함께 이들의 출국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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