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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 내려면 열어야죠”… 자영업자 47%, 설연휴 하루도 안 쉰다




“매출이 완전 바닥인데… 연휴 내내 열어야 그나마 재료값도 내고 월세도 내죠.”

경기 고양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A씨는 이번 설 연휴 내내 가게 문을 열기로 했다. 그는 “연휴라 미리 재료를 좀 사뒀더니 방역지원금 100만원을 받아도 이번 달은 마이너스”라면서 “쭉 열어도 장사가 잘 안될까봐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자영업자 4명 중 3명은 설 연휴에 쉬지 않는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설 연휴보다 영업하겠다는 응답률은 올랐지만, 매출에 대한 기대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구인구직 포털사이트 알바천국이 기업회원 12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7.5%가 설 연휴에 매장 운영과 근무를 계획하고 있다고 답했다. A씨처럼 설 연휴 5일 동안 단 하루도 쉬지 않겠다는 응답도 47%였다.

설 연휴에 일하겠다는 응답률은 지난해 설 연휴 기간 같은 조사(64.6%)보다 12.9%P 높게 나타났지만, 설 연휴 매출에 대해서는 절반 이상(58%)이 평소와 비슷한 수준이거나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경남지역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B씨도 “영업제한 이전에는 연휴에도 매출이 꽤 나오는 편이었는데 오후 9시까지밖에 문을 열지 못하니 절반도 못 벌 것 같다”면서도 “쉬어봤자 차만 막히고 놀지도 못할 텐데 슬프지만 영업할 것”이라고 했다.

자영업자들이 설 연휴에 일하려는 이유는 ‘조금이나마 수익을 창출하고자’가 50%(복수응답)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업종 특성상 설 연휴가 대목이라서(28%) △손님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돼서(28%) △기존 영업일에 해당해서(26%) △별다른 계획이 없어서(12%) 등이 뒤이었다. 자영업자 C씨는 “쉬고 싶지만 정말 하루에 몇만원이라도 벌어야겠단 생각을 하면 하루도 못 쉬겠다”며 “몸은 쉬라고 하는데 내 일이니 쉽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의 한 식당에서 점심 장사를 시작하며 종업원이 손님에게 제공할 공깃밥을 옮기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설 연휴 매장 운영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66.2%)보다는 비수도권(89.1%)에서 높게 나타났다. 또 아르바이트생을 1명 이상 고용 중인 자영업자의 응답이 79.3%로 나 홀로 매장을 운영 중인 사람(61.5%)보다 많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들은 연휴 이전 집단 삭발로 정부를 향한 울분을 표하기도 했다. 한국외식업중앙회·한국프렌차이즈산업협회 등 10개 자영업자 단체로 구성된 ‘코로나 피해 자영업 총연대’는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정부의 코로나19 방역조치를 규탄하는 ‘분노와 저항의 299인 릴레이 삭발식’을 진행했다. 이들은 ‘자영업자 파산’을 선언하고 영업시간 제한 조치 철폐, 충분한 손실보상금 지급 등을 요구했다. 오호석 총연대 공동대표는 “정부는 방역 정책 실패 책임을 자영업자에게 전가하고 방역 패스 시행으로 방역 책임까지 떠넘기면서까지 자영업자들의 생존의 길을 막아서고 있다”며 “생존을 위해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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