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 브렉시트 최종 승인…영국, 31일 EU 탈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2016년 6월 국민투표 이후 3년7개월 만에 마침내 현실화한다. 유럽의회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협정을 비준하는 마지막 절차가 끝나면서다. 영국은 EU를 탈퇴한 첫 회원국이 됐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유럽의회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본회의 표결을 통해 찬성 621표, 반대 49표, 기권 13표로 브렉시트 협정안을 처리했다. 앞서 영국의회는 영국과 EU간 탈퇴 협정을 이행하기 위한 내부 법안을 통과시켰으며,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이를 재가했다. 이에 따라 영국은 예정대로 오는 31일 오후 11시(그리니치 표준시·GMT)를 기해 EU를 탈퇴하게 된다.

약 3년반 전인 2016년 6월 예상을 깨고 국민투표에서 브렉시트 찬성이 나온 이후 결국 브렉시트가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영국이 EU의 전신 격인 유럽경제공동체(EEC)에 1973년 가입한 이후 47년 만에 독립에 나서는 셈이다. EU를 탈퇴하는 건 영국이 처음이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영국은 결코 멀리 있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브렉시트가 이뤄졌다고 해서 다 끝난 게 아니다. 영국과 EU는 올해 12월 31일까지인 전환 기간에 협상을 벌인다. 당분간 영국은 EU 내 단일시장에 남아 EU 회원국으로서 있게 되며, 동시에 이 기간 자유무역협정(FTA)를 비롯해 안보, 이민, 외교, 교통 등을 총망라해 EU와 협상하게 된다. 27개국에 달하는 EU 회원국의 승인이 필요한 만큼 합의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올해 말까지 양측이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영국이 별다른 합의없이 EU를 나와버리는 사실상 ‘노 딜 브렉시트’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추후 진행할 양 진영의 무역협상을 의식한듯 “우리 기업들을 불공정한 경쟁에 노출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엘리제궁에서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뒤 기자회견에서 “브렉시트는 모두에게 실패이자 교훈”이라며 “미래 협상을 성급히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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