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SE2ㆍ갤럭시S20ㆍV60 씽큐’ 줄줄이 신종 코로나 발목 잡히나

아이폰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는 폭스콘 공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으로 가동 중단된 상태다. 사진은 2018년 5월 구이저우성 구이양시 폭스콘 공장 내부 모습. 구이양시=EPA 연합뉴스

올 상반기 출시하는 신제품으로 치열한 격전을 준비하던 애플, 삼성전자, LG전자 등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예상치 못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변수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가동을 멈춘 중국 현지 공장들이 9일과 10일 전후로 재가동하는 등 당장의 큰 피해는 없다는 게 이들 얘기지만, 중단 기간이 연장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중국에 아이폰 조립을 맡기고 있는 애플은 물론이고 중국으로부터 일부 부품을 공급받아야 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까지, 당장의 신제품 판매를 시작으로 올 한해 ‘휴대폰 농사’까지 망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번 신종 코로나 확산에 가장 애를 태우는 곳은 애플이다. 애플은 그 동안 생산 원가가 저렴한 중국에서 아이폰의 대부분(90%)을 생산하면서 삼성전자(2억9,460만대ㆍ2018년 기준)보다 적은 2억960만대의 판매량에도 오히려 삼성보다 2배 높은 매출액을 올리는 등 각종 이점을 누려왔다.

하지만 이 같은 중국 의존도가 이번에는 독이 됐다. 당초 2월, 보급형 모델인 ‘아이폰SE2’에 대한 대량 생산에 들어가고 3월 글로벌 출시 계획을 내놓았지만 당장 생산을 맡은 폭스콘, 페가트론의 중국 공장이 가동을 중단하면서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애플 전문가’로 통하는 궈밍치(郭明錤) 대만 TF 인터내셔널 애널리스트는 “신종 코로나로 1분기 아이폰 출하량이 10% 감소할 것”이라는 구체적인 피해 수치를 제시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역시 긴장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는 11일 갤럭시S20을 공개한 뒤 14일 국내 예약판매를 시작으로 북미, 유럽 등에서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인데, ‘갤럭시S20’ 국내 판매물량을 포함한 초도물량에 대한 중국 부품 수급 상황을 체크하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삼성전자는 “부품 재고가 충분해 중국 공장이 당분간 가동을 중단해도 생산에는 차질이 없다”는 입장이다. 내수용 물량을 소화하는 한국 공장의 경우 중국 부품 의존도가 낮은데다, 3월 출시에 대비해 미리 재고를 확보해 뒀기 때문에 계획된 출시 일정을 문제없이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내수용 물량은 그렇다고 쳐도, 결국 중국 내 공장 중단이 길어질 경우 글로벌 시장용 생산라인인 베트남 공장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베트남 내 협력사들도 결국 중국으로부터 부품을 공급받고 있어 제때 전달받지 못하면 베트남 생산라인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LG전자도 신종 코로나 여파로 신제품 출시 일정에 차질을 빚으면서 한숨이다. 모바일 전시회 ‘MWC 2020’ 참가를 취소하면서 전시회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신제품 ‘V60씽큐’와 ‘G9씽큐’ 공개 행사가 무산됐다. 이로 인해 국가별 별도 공개 행사로 방향을 틀어야 하는 LG전자는 4월로 예상되는 출시 시점에 맞춰 부품 공급망을 면밀히 관리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결국 대체 생산라인 확보에 나서야 하는데, 휴대폰은 원체 부품 종류가 많아 완벽하게 시나리오를 예측하기 힘들어 중국 부품을 인도 등으로 돌리는 등 부품 공급 다변화가 말처럼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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