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진압용 100조 가치 미 무기들 탈레반 수중으로
아프가니스탄 라그만 지역의 탈레반 대원들. 2021년 8월 15일.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 제공한 상당한 규모의 군사자산이 탈레반 손에 들어가게 됐다고 백악관이 밝혔습니다.
로이터와 AFP 통신 등 외신이 17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대변인은 "모든 군사 물품이 어디로 갔는지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지만, 이 중 상당수가 탈레반의 손에 넘어갔다"고 말했습니다.
또 "탈레반이 군사 물품을 돌려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수백만 달러 상당의 군수 물자를 적에게 빼앗긴 것은 20년 전쟁을 끝마친 상황에서 대통령이 마주한 어려움을 보여주는 한 예"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AFP 통신은 아프간에서 촬영된 시간과 영상을 토대로 미 국방부가 아프간 정부군에게 제공한 총기와 차량, 블랙호크 헬기가 탈레반의 손에 넘어갔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따라 탈레반 대원들의 개인화기도 러시아제 AK-47 소총 대신 M16 등 미제 무기로 대체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18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탈레반은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 소속 병사들이 M16 라이플이나 M4 카빈을 들고 있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과 사진을 다수 게재했습니다.
탈레반이 2021년 8월 15일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외곽에 도착한 모습.
AP 통신도 미국이 20년 동안 아프간 정부군에 제공한 830억 달러(97조 원 상당) 규모의 무기를 탈레반이 노획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달 아프간 정부군은 모두 211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이 중 대다수가 탈레반에 넘어간 것으로 추정됩니다.
탈레반이 미군이 남기고 간 군사 자산을 확보하면서 주변국 침략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탈레반 같은 극단주의자들 손에 미군의 무기와 장비가 넘어가면 중국 신장(新疆)을 포함한 역내 불안정을 악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이 매체와 인터뷰한 군사 전문가는 "미국이 아프간 정부군에 지원한 총, 탄약, 장갑차 같은 무기가 탈레반에 탈취된다면 이 지역의 모든 정부의 대테러 작전에 어려움을 가중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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