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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중국] "나이가 벼슬이냐" 3년째 70대 노부부 집에 붙은 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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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나우뉴스]

중국 상하이에 거주하는 70대 노부부의 현관문에 3년째 욕설이 담긴 쪽지가 나붙어 논란이다.

은퇴 후 상하이 쉬후이구에 정착한 왕 씨 부부의 집에 “나이 먹은 게 벼슬인 줄 아느냐”, “인간부터 되어라”는 등의 욕설이 적힌 쪽지가 붙은 건 지난 2019년 11월 무렵부터였다.

출처를 알 수 없는 쪽지를 통해 왕 씨 부부를 비난한 것은 다름 아닌 부인 왕 야오 씨가 평소 연주했던 피아노 소리였다. 아파트 4층에 살고 있는 왕 씨 부부는 은퇴 후 취미 생활로 피아노 한 대를 구매해 평소 여유있는 오후 시간대를 이용해서 연주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욕설이 적힌 쪽지 내용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거친 표현을 담기 시작�다. 

2019년 12월 왕 씨 현관에 붙은 쪽지에는 ‘이기적이고 파렴치한 노인들아, 온 가족이 염치없고 문명인과는 거리가 멀구나’, ‘너희 부부는 사람이 아니고 금수다’라는 등이 적혀 있었다. 

이 뿐만이 아니었다. 범인을 알 수 없는 이들이 왕 씨 부부의 집 앞에 찾아와서 북과 꽹과리를 치며 소음을 낸 뒤 도주하는 했고, 신원을 알 수 없는 무리들이 찾아와 왕 씨 부부의 현관문을 두드리고 초인종을 누른 뒤 도주하는 등의 사건도 이어졌다.

참다 못한 왕 씨는 최근 자신들을 겨냥한 괴롭힘을 해결해기 위해 아파트 주민위원회에 문제를 정식으로 제기했다. 또 관할 파출소에 문제의 괴서를 부착하는 가해자를 색출해 줄 것을 요청했다. 

욕설 쪽지로 피해를 호소한 중국 70대 부부

사건 신고를 받은 관할 파출소의 수사가 시작된 직후 아파트 복도에 설치돼 있었던 cctv를 통해 쪽지를 부착한 인물이 왕 씨 부부가 사는 아파트 1층 주민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아파트 1층에는 50대 어머니와 20대 딸이 거주 중이었다. 

곧장 주민위원회 측은 최근 왕 씨 부부를 겨냥해 일방적으로 괴롭힘을 지속했던 1층 주민과 왕 씨 부부가 대면하는 소통의 장을 마련했다. 

주민위원회의 소집으로 대면한 왕 씨 부부와 1층 주민은 서로가 피해자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욕설이 담긴 쪽지로 긴 시간 심적 고통을 겪었다는 왕 씨는 “나는 올해 74세이고 아내는 69세다”라면서 “은퇴 후 취미로 가끔 피아노를 연주했고, 심지어 매일 연주했던 것도 아니다. 욕설 쪽지가 부착된 이후 우리 부부는 안방에 있는 피아노만 봐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을 정도로 심적 고통이 큰 상태다”고 피해를 호소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1층 주민 역시 자신들이 진정한 피해자라는 목소리를 냈다. 이 여성은 “내 딸은 설계 쪽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집 안에서 있을 때마다 피아노 소리가 나서 일에 집중하지 못하는 상태다”면서 “피아노 소음을 줄이기 위해 집 안에 3800위안(약 69만 원)을 들여서 방음 벽면을 설치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방음벽을 설치한 이후에도 피아노 소음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었다”면서 “시도 때도 없이 치는 피아노 소음 탓에 각 방의 창문을 이중창으로 다시 설치했다. 우리가 쪽지를 붙이고 징을 치는 등의 항의를 한 것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항의 표시였다”고 강조했다. 

두 집의 갈등은 당시 주민위원회의 소집 회의로 일단락되는데 실패했다. 이후에도 수 차례 주민위원회 임원들이 두 집을 방문해 갈등 조정을 시도했지만 지금껏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상태다. 

급기야 주민위원회 측은 이번 사건을 현지 유력 언론인 신원방에 제보, 문제를 공론화한 상태다.

사건이 공개된 직후 상하이시 텐런법률사무소 쑨즈제 변호사는 “중화인민공화국 도시구역환경소음표준에 따라 한낮에는 최대 55데벨, 밤에는 45데시을 초과하지 않는다면 문제가 될 것이 없다”면서 “새벽 1~2시에 피아노를 연주하는 것은 부적절한 행동이지만 낮에 연주하거나 창문을 닫고 소음을 줄이는 등의 노력을 한다면 피아노 연주 자체는 문제될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타인의 현관문에 쪽지를 붙이고 초인종을 누른 뒤 도주하거나 문을 두드려 공포심을 조장하는 행위는 범죄 혐의가 인정돼 처벌 받을 수 있다고 봤다. 

쑨즈제 변호사는 “타인의 거주지 앞에서 고의로 소란을 피우거나 소음을 내는 등의 행위는 치안관리법 위반으로 처벌 대상이다”면서 “심각할 경우 형사 처벌 등 무거운 책임을 감당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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