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교토서 방화 대참사…최소 33명 사망

일본 교토시에 있는 애니메이션 제작회사 ‘교토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서 18일 방화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소방 관계자들이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교토 | 교도연합뉴스


일본 교토(京都)의 한 애니메이션 회사 건물에서 방화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최소 33명이 숨지는 참사가 벌어졌다.

교도통신과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18일 오전 10시35분쯤 교토시 후시미(伏見)구에 있는 애니메이션 제작회사 ‘교토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 불이 났다. 이 불로 3층 건물이 전부 타면서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오후 10시 현재 33명의 사망자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여성 20명, 남성 12명이며 한 명은 성별이 확인되지 않았다. 또 36명이 병원에서 치료 중인데 심폐정지 상태인 복수의 피해자가 있고, 건물 내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사람들도 있어 사망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 건물은 1층이 사무소, 2·3층이 애니메이션 제작 작업장으로, 화재 당시 건물 안에는 회사 직원 등 70여명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불은 오후 3시쯤 진화됐다.

한 목격자는 “사무실에 있는데 갑자기 폭발음이 들렸다”며 “스튜디오 건물 2층과 3층 창문으로 불길이 치솟는 것을 보고 119로 신고했다”고 말했다. 교도통신은 불이 나기 직전 41세 남성이 스튜디오 안으로 들어가 “죽어라”라고 외치면서 휘발유로 보이는 액체를 뿌린 뒤 불을 질렀다고 전했다.

이 남성은 경찰이 달려갔을 때 건물 주변 도로에 있었다. 현장에는 칼 같은 것이 여러 개 떨어져 있었지만 이 남성의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이 남성을 현장에서 긴급체포해 병원으로 이송, 응급조치한 뒤 방화 동기를 조사 중이다. 그는 “1층에 액체를 뿌려 불을 붙였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남성은 이 회사에 근무한 경력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핫타 히데아키(八田英明) 사장은 “회사에 대한 항의가 적지 않았다. 특히 ‘죽어라’든가, ‘살인’ 메일이 있었다”며 “그때마다 변호사와 상담하는 등 진지하게 대응해왔다”고 밝혔다. ‘살인 메일’은 발신자를 알 수 없도록 돼 있었다고 한다. 경찰은 이 회사 웹사이트에 협박성 글이 올라와 수사를 진행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메일 등이 피의자와 관련이 있는지도 조사하기로 했다고 NHK는 전했다.

교토 애니메이션은 1981년 창업한 애니메이션 전문 제작업체로 교토시와 우지시에 스튜디오가 있다. 2000년대 TV 애니메이션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 <케이 온!> 등을 내놓아 인기를 끌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트위터에 “너무 처참해 말을 잃었다”며 “부상한 분들의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고 밝혔다. 이번 화재는 2001년 9월 도쿄 신주쿠(新宿) 번화가 가부키초 상가 화재로 44명이 숨진 사건 이후 최악의 화재 참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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