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출당’ 홍준표에…윤석열쪽 “공천요구부터 국민 사과해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쪽이 23일 ‘3·9 재보선 전략공천’ 요구로 논란을 일으킨 홍준표 의원을 향해 “국민에게 사과하고 이해를 구하는 게 먼저”라고 촉구했다. 홍 의원이 “윤핵관(윤석열 쪽 핵심 관계자)들이 나를 구태 정치인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차라리 출당이나 시켜주면 마음이 더 편할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한 데 대해, 공천 요구가 잘못됐음을 먼저 사과하라며 압박한 것이다. 양쪽이 강대강 대결로 치달으며 윤 후보 쪽의 ‘원팀’ 구상은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모양새다.

이양수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현안 브리핑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홍 의원의 심정은 이해하지만, 지금은 국민에게 올바른 정치인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하고 이해를 구하는 것이 먼저”라고 말했다. 앞서 홍 의원이 이날 오전 ‘청년의꿈’ 게시판에서 댓글 형식으로 ‘윤핵관’들이 준동해 차라리 출당이나 시켜주면 마음이 더 편할 것”이라고 말한 데 대한 입장이다. 이 수석대변인은 이어 “다시 공감받는 정치인이 됐을 때 선대본부에서 홍 의원에게 협조를 구하는 것이 타당한 순서다”라고도 덧붙였다. 그는 ’원팀 기조가 난항을 겪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무조건 원팀이 된다고 좋은 것은 아니”라고 잘라 말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절차를 못 지킨다면 원팀이 된다고 해도 지지율이 더 떨어질 수도 있다”며 ”정권교체를 목표로, 원팀을 이루는 방식에 대해서도 공정과 상식에 부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구태’로 몰렸다며 억울해하는 홍 의원의 마음을 풀어주기보다는, 윤 후보가 자신의 트레이드마크로 내세우고 있는 ‘공정’과 ‘상식’을 앞세워 공천 요구가 잘못임을 인정하는 게 “정치인의 도리”라며 정공법으로 맞선 것이다.

윤 후보 역시 홍 의원과 기 싸움식 공방전을 이어가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국민공약 발표 행사를 마친 뒤 ‘홍 의원이 불쾌감을 표시했다’는 기자들의 말을 듣고는 “누가 뭐라고 말했는데 ‘거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런 건 이제 그만하자”고 말했다. 그는 홍 의원의 출당 요구에 대해서도 “그러니까 내가 지금 얘기했잖아요”라며, 더는 언급하고 싶지 않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권영세 선대본부장도 이날 오전 “홍 의원은 현명한 분이니 정권교체라는 대의를 위해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의원의 전략공천 요구 사실이 공개된 뒤, 홍 의원은 불쾌감을 감추지 않으며 윤 후보 쪽에 대한 날선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홍 의원은 지난 21일 윤 후보에 대해 ‘면후심흑’(面厚心黑·‘얼굴은 두껍고 마음은 검다’는 뜻)이라고 직격한 데 이어, 이날 김건희씨도 비판했다. 그는 전날 방송을 통해 김씨가 7시간 통화 녹음에서 ‘홍 의원도 굿을 했다’고 언급한 것이 보도되자 “내 평생 굿한 적 없고 나는 무속을 믿지 않는다”며 “거짓말도 저렇게 자연스럽게 하면 나중에 어떻게 될지 참 무섭다”고 말했다. 또 국민의힘 경선 결과 발표 전 김씨가 통화에서 “홍준표는 끝났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서도 “무서운 사람”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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