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위에 있는 사람 없다" 런던 경찰, 앤드루 왕자 수사 검토
'미성년 성폭행' 혐의로 미국서 피소 이어…"공식활동 다신 못할 듯"
미성년 성폭행 혐의로 피소된 영국 앤드루 왕자
(윈저 로이터=연합뉴스) 미성년자 성범죄 혐의에 연루된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차남 앤드루 왕자를 상대로 9일(현지시간) 소송이 제기됐다. 소송을 제기한 미국 여성 버지니아 주프레는 자신이 17세 때 앤드루 왕자로부터 성범죄를 당했다고 주장했으며, 성적 목적으로 지난 2000∼2002년 인신매매를 당해 앤드루 왕자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4월 17일 영국 윈저성에서 열린 아버지 필립공의 장례식에 참석한 앤드루 왕자의 모습. knhknh@yna.co.kr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차남 앤드루 왕자가 미국에서 미성년자 성폭행 혐의로 피소된 데 이어 영국 경찰 수사까지 받을 상황에 처했다.
크레시다 딕 런던경찰청장은 12일(현지시간) 앤드루 왕자가 런던에서 미성년자였던 버지니아 주프레를 성폭행했다는 의혹에 관해 수사를 개시할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BBC와 더 타임스 등이 보도했다.
딕 청장은 L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 팀에 한 번 더 들여다보라고 했다"며 "법 위에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경고했다.
런던 경찰은 2016년과 2019년엔 "대체로 영국 밖에서 벌어진 활동과 관계라서 (런던 경찰은) 적절한 수사 주체가 아니다"라는 사유를 들어 이 사건을 수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딕 청장은 그러나 이번 주 미국에서 주프레가 소송을 제기한 데 따라 과거 결정을 다시 들여다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주프레는 앤드루 왕자로부터 17세에 런던과 뉴욕 등에서 성범죄를 당했다고 주장했으며, 미국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의 미성년 성범죄 사건과 관련한 핵심 증인이기도 했다.
그는 뉴욕 맨해튼에 있는 연방법원에 제출한 민사소송 소장에서 앤드루 왕자가 자신이 미성년자이며 엡스타인의 성적 인신매매 피해자임을 알면서도 동의 없이 성관계를 했다고 주장했다.
앤드루 왕자는 2019년 BBC 방송 인터뷰에서 주프레를 만난 기억이 없다고 부인했다. 그는 또 주프레를 팔로 감싸 안은 사진은 조작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의 갑부인 엡스타인은 지난 2002∼2005년 뉴욕과 플로리다에서 20여 명의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매매하는 등 수십명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체포된 뒤 지난 8월 뉴욕의 수감시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그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한편, 앤드루 왕자는 다시는 공식활동을 못 할 것이라고 더 타임스가 찰스 왕세자 측근을 인용해서 보도했다.
찰스 왕세자는 설사 주프레가 패소하더라도 앤드루 왕자와 엡스타인의 관계가 왕실의 평판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는 것이다.
앤드루 왕자는 2019년엔 230개 재단의 왕실 후원자 자리에서 모두 물러났지만, 최근까지도 복귀를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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