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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은 정신 아편” 中매체 한마디에 게임주들 폭락

보헤미안 0 308 0 0

3일 한·중·일 증시에서 주요 게임 기업 주가가 요동쳤다. 게임을 ‘정신의 아편’이라고 비판한 한 중국 관영 매체의 보도 때문이었다.

텐센트의 대표 모바일 게임 '왕자영요'/텐센트


이날 중국 관영 신화통신 산하 ‘경제관찰보’는 “수천억 위안 규모의 산업이 되어버린 ‘정신 아편’”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경제관찰보는 “게임 과몰입은 미성년자의 신체 건강과 정신 건강에 모두 독이 된다”며 게임을 ‘마약’에 비유했다. 또 중국 최대 IT기업 텐센트의 간판 모바일 게임 ‘왕자영요’를 청소년을 현혹시키는 나쁜 게임으로 지목하며, “게임 심사, 운영, 홍보 등에 대한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앞서 중국 정부가 자국 사교육·핀테크·부동산 등 다양한 산업군을 겨냥한 대형 규제를 발표한 것처럼 게임 산업 규제가 임박했다는 소문이 확산됐다.

해당 기사를 ‘규제의 신호’로 받아들인 투자자들은 패닉셀(공포에 의한 투매)에 나섰다. 홍콩 증시에서 텐센트 주가는 장중 한때 전날 대비 10.79% 폭락했고, 중국 대형 게임업체 넷이즈 주가도 12.77%까지 떨어졌다. 불똥은 한국 게임 업체들에도 튀었다. 세계 최대 게임 시장인 중국에서 ‘던전앤파이터’로 매년 1조원 규모 로열티 수입을 올리는 넥슨(도쿄 증시)의 주가도 10% 가깝게 급락했고 중국에서 ‘열혈강호’ ‘미르’를 서비스하는 국내 기업 엠게임과 위메이드 주가도 장중 6~13% 하락했다. 일본 닌텐도·반다이남코·소니 등의 주가도 모두 2~3%씩 하락했다. 경제관찰보는 이날 오후 아무런 설명 없이 해당 기사를 홈페이지·모바일 앱에서 삭제했다. 그러자 폭락하던 3국의 게임 주가는 일제히 반등했다. 하지만 대부분 게임 기업의 주가는 전날 수준으로 완전히 회복하지는 못했다.

경제관찰보가 지목한 중국 텐센트는 이날 새로운 미성년자 이용자 보호 조치를 긴급 발표했다. 미성년자의 게임 이용 시간을 평일 1시간, 휴일 2시간으로 대폭 축소하고 12세 미만 청소년의 게임 내 아이템 결제를 금지시킨다는 내용이다. 텐센트는 “12세 미만 청소년의 게임 사용을 아예 금지하는 방안에 대해 게임 업계가 다 함께 논의하자”는 제안까지 하고 나섰다. 당국 앞에 바짝 엎드린 것이다.

중국 게임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한 텐센트의 결정은 중국에 진출해 있는 국내 게임 업체들에도 달갑잖은 소식이다. 현재 넥슨의 ‘던전앤파이터’,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파이어’,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 중국 버전인 ‘화평정영’ 등은 텐센트를 통해 중국 게임시장에 서비스 되고 있다. 현지 게임 사용자 중 청소년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관련 매출이 아예 사라지는 건 악재다.

이번 사태는 세계 각국 펀드와 투자기관들이 직면한 ‘차이나리스크’가 갈수록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앞서 중국 정부는 중학생 이하 미성년자에 대한 온·오프라인 사교육을 사실상 금지시키며 관련 기업의 주가 폭락을 촉발했다. 중국 정부는 자국 최대 승차 공유 업체 디디추싱 등 미국 증시에 상장한 중국 IT 기업에 대해서도 초강력 규제에 나섰다. 그 여파로 미국 증시에서 이들 종목 주가는 폭락했다. 텐센트도 반독점법 위반으로 정부의 릴레이 조사에 직면해 크고 작은 벌금을 내고 있다. 중국 인터넷 매체 시나닷컴은 “최근 정부의 조치는 자본이 아무리 커져도 (정부를 뛰어넘는) 만능이 될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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