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린 도쿄올림픽에 외신들 "성과 거둔 도박"...일본, 메달도 코로나도 '역대 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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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린 도쿄올림픽에 외신들 "성과 거둔 도박"...일본, 메달도 코로나도 '역대 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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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도쿄올림픽 스타디움(신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0도쿄올림픽 폐회식에서 각 국가의 기수들이 국기를 든 채 서 있다. 도쿄 | 이준헌 기자


2020 도쿄올림픽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가운데 치러져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장기화한 거리두기에 지친 시민들에게 희망과 회복의 메시지를 전할 것이란 기대도 있었지만, 전염병 추가 확산으로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란 어두운 전망도 나왔다. 올림픽이 막을 내린 8일, 외신들은 도쿄올림픽 17일간의 일정에 대한 평가를 내놨다.

■일본, 메달도 바이러스도 ‘역대 최다’

“성과를 거둔 도박이자 현대사에서 가장 논쟁의 여지가 있는 스포츠 행사(BBC).” “자부심과 불안감이 뒤섞인 감정(AP통신).” “대가도 받지 못하는, 초대형 이벤트만을 위한 선박으로 전락(뉴욕타임스).”

외신들은 2020 도쿄올림픽이 지닌 양가적 의미를 짚었다. 올림픽 개최국인 일본은 이번 올림픽으로 두 개의 새로운 기록을 써냈다. 일본은 메달 종합 순위 3위에 올라 역대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금메달 27개, 은메달 14개, 동메달 17개 등 모두 58개의 메달을 땄다. 문제는 일본 내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도 연일 최다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6월 하순부터 5차 유행기에 진입한 일본은 도쿄올림픽 개막 7일째인 지난달 29일 하루 확진자가 처음으로 1만명대에 이르렀고, 이후 매일 평균 1만2000~15000명대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AP통신은 7일(현지시간) “시민들은 복잡한 감정으로 올림픽을 지켜봤다”며 “이들은 올림픽 방문객들이 일본 국민과 섞이는 것을 막으려는 주최 측에 의해 올림픽에서 ‘고립’됐고, 기록적인 코로나19 확진 사례로 비상사태를 겪으며 일상을 ‘수정’해야 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일본인들은 불가능한 것으로 간주된 일, 어떤 면에서는 매우 바람직하지 않다고 여긴 일을 해냈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여기면서도 올림픽 개최가 강요됐고 인명 피해 비용이 아직 온전히 결산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번 올림픽은 수만 명의 방문객을 맞이함과 동시에 바이러스 슈퍼 전파자로 거듭나는 것을 막는 ‘미션 임파서블’과 같은 일을 해냈는지에 대한 평가를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흔들리는 스가 리더십

2013년 9월 도쿄올림픽 유치가 확정된 이후 일본 정부가 붙들어온 시나리오는 ‘일자리 확대’, ‘경제 성장’이었다. 하지만 최초의 ‘무관중 올림픽’이라는 불명예를 떠안으며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 리더십도 흔들리게 됐다. 올림픽 개막 즈음에도 일본의 백신 접종률은 20%에 못 미쳐 코로나19 감염 확산세를 잡지 못했고 결국 무관중과 역대 최다 확진으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제적 손실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올림픽이 1년 연기되면서 비용이 20% 증가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에 실시된 정부 감사에서는 270억달러(309420억원)가량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했다. 도쿄 싱크탱크인 노무라 연구소는 무관중만으로도 경제적 이익이 13억달러(1조4898억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일본 주간지 슈칸포스트는 일본이 올림픽 개최를 위해 쓴 비용이 당초 추산의 세 배에 이르는 3조4000엔(약 31조원)에 달한다는 추산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6일 “올림픽은 경제적 약속을 지키지 못했고 일본의 정치 문화에 가혹한 빛을 던졌다”며 “일부 시민들은 ‘새로운 시스템에 대한 갈망’을 느낀다”고 보도했다. NYT는 일본 정부의 올림픽 관리 실책이 올해 가을 일본 중의원 선거(총선)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올림픽 기간 스가 내각의 지지율은 30% 초중반을 기록해 발족 후 최저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NYT는 “스가 총리가 집권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긴 하지만, 장악력이 상당히 약해질 수 있으며 이후 스가 총리의 행방은 불투명하다”고 내다봤다. 도쿄올림픽 엠블렘 표절 의혹, 모리 요시로(森喜朗) 전 조직위원장의 여성 혐오 발언 논란 등도 도쿄올림픽 평판 하락에 일조했다고 분석했다. 이번 올림픽에 앞서 일본에서는 세 차례 올림픽이 열렸는데 당시 재임했던 총리는 모두 올림픽 종료 후 머지않아 사임했다.

■올림픽이 던진 사회 문제들

올림픽의 긍정적인 역할도 조명됐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7일 올림픽이 던진 과제들을 짚었다. BBC는 도쿄올림픽 도중 폴란드로 망명을 신청한 벨라루스 육상 선수 치마노우스카야, 올림픽 참가 자체로 논란이 됐던 트랜스젠더 역도선수 로렐 허바드, 정신 건강을 이유로 잇따라 경기 출전을 포기했다가 복귀해 기계체조 평균대에서 동메달을 딴 시몬 바일스, 기후 변화를 언급한 한나 밀스 등을 언급했다. 올림픽 세계 무대에 오른 선수들이 국제사회가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할 의제들을 언급함으로써 시민들의 관심을 촉구했다는 것이다. BBC는 “올림픽 대회의 중요성은 메달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고 평가했다.

앞으로의 올림픽도 전염병 국면에서 치러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BBC는 “하계 올림픽 개최지 3곳이 2032년까지 확보되더라도 입찰자를 유치하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면서도 “주최 측은 도쿄올림픽에서 해외 방문객이 수만 명이었으나, 올림픽 관계자 관련 코로나19 확진 사례는 400명대에 그친다는 점을 지적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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