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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 든 캐리어 운송비 내주세요" 태국인 여성 징역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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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장기간 걸쳐 많은 금액 편취, 죄질 불량"[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로맨스 스캠'(Romance Scam) 조직으로부터 현금 수거책 역할을 부여받은 태국 국적의 40대 여성이 1심에서 실형에 처해졌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제주지법 형사2단독 이장욱 판사는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태국인 A(49·여)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한국에서 생활하던 A씨는 총 31회에 걸쳐 3억9100만원을 피해자들로부터 수거한 후 로맨스 스캠 조직에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기 행각에 나선 조직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을 통해 한국인 피해자들과 친분을 쌓은 후 "제 재산이 100억원입니다. 현금이 든 캐리어를 외국에서 한국으로 옮기려 하는데 운송비를 부담해주세요"라고 속여 돈을 전달받았다.

그러나 기다린 지인과 현금이 든 캐리어는 한국에 오지 않았다. 피해자들이 뒤늦게 신종 금융사기의 일종인 '로맨스 스캠' 범죄라는 사실을 알아차렸을 때는 이미 큰 돈을 떼인 후였다.

지난 6월에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이 장기간에 걸쳐 다수의 피해자로부터 많은 금액을 편취하는 등 죄질이 불량하다"면서 "징역 5년에 263만여원을 추징해달라"고 구형했다.

공판에서 A씨는 "생활고 때문에 범죄를 시작하게 됐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A씨의 변호인도 "피고인이 자신의 범죄를 인정하고 반성한다"면서 "단순 수거 역할을 맡았고, 이 범죄로 벌어들인 수익금도 많지 않다. 10살짜리 어린딸을 양육하는 점을 고려해 너그러운 처벌을 구한다"고 변론했다.

A씨의 눈물 어린 호소도 이어졌다. 그녀는 최후진술에서 어설픈 한국어로 "죄송합니다. 살려주세요. 딸이 밥도 안먹고 아프다. 죄송하다"고 연신 고개를 숙였다.

공판에 참석한 피해자들의 입장은 달랐다.

피해 배상을 신청한 이들은 "법이 정한 한도에서 확실치 처벌해달라, 구형량이 너무 적다, 엄벌에 처해주고 배상이 되도록 살펴달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 판사는 "피고인의 범행 수법, 피해자의 수, 피해 규모 등에 비춰 죄질이 불량하다"면서 "다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이 사건에 있어 피고인이 얻은 이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형량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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