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탄핵하자는 매카시의 운명, 민주당에 달렸다

공화당 출신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회 의장에 대한 해임결의안 투표가 진행된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 결의안이 공화당 의원에 의해 제출됐고, 매카시의 의장직 축출 여부는 투표에서 민주당의 당론 결정에 달렸다는 것이다. 그런데 매카시는 민주당 출신인 조 바이든 대통령을 탄핵하자는데 앞장선 인물이다.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NYT) 등에 따르면 전일 공화당의 보수우익파 의원인 맷 카에츠(Matt Gaetz, 플로리다)는 매카시 의장에 대한 해임결의안을 제출했다. 그는 공화당 내 강경파 의원들과 함께 정부자금 임시지출법안을 통과시키려 민주당과 연합할 경우 해임안을 낼 거라고 경고해왔다. 그런데 실제로 지난 주말 정부폐쇄(Shut Down)를 3시간 앞두고 지출법안과 표결로 셧다운을 피하자 매카시가 민주당 정부를 도왔다며 해임안을 낸 것이다. 하원의장에 대한 해임안은 미국 의회정치 200년사에 세번째 도전이며 제안이 나온 이상 입법일 2일 이내에 표결이 이뤄져야 한다.

일단 매카시 의장은 휴회를 선언해 시간을 벌 수 있다. 현재 하원은 공화당이 221석을 차지해 다수당이고, 민주당은 212석을 얻고 있다. 해임안은 공화당 내 일부 강경파들이 제출한 것이기 때문에 공화당 표는 적게는 수석에서 많게는 수십석까지 해임안 찬성으로 나뉠 수 있다. 강경파는 최대 20명으로 추산된다.

때문에 매카시가 의장직을 잃게 될 운명은 민주당의 결정에 따를 수도 있다. 민주당이 의원 전원의 당론으로 해임을 지지하거나 반대할 경우 캐스팅 보트를 쥘 수 있다는 의미다. 해임안이 통과되려면 하원의원 435명 가운데 218명 이상의 찬성표가 필요하다. 민주당이 해임안에 전원 찬성하고 이 안을 제출한 공화당 강경파가 6명 이상 동의한다면 매카시는 의장직을 잃게 된다.

아이리니한 상황이지만 일단 매카시는 강경파를 제외한 공화당 의원들은 물론 민주당 의원들의 지지에 기대를 걸고 있다. 자신이 만든 임시지출법안으로 민주당 행정부의 폐쇄를 막아냈기 때문이다. 특히 매카시는 임시법안에 바이든 대통령이 요구한 재난 지원금 예산 160억 달러의 증액을 포함시켰다.

하지만 민주당 측면에서는 매카시에 대한 평가가 둘로 나뉜다. 첫째로 임시지출법안이 통과되긴 했지만 45일짜리 임시방편이고, 우크라이나 전쟁지원비에 대한 내용을 두고 양당이 아직까지 첨예하게 대립하는 터라 그가 아직은 껄끄러워서다. 여기에 매카시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재선에 나선 바이든 대통령을 탄핵하자고 앞장선 상대당의 리더다. 게다가 그는 바이든의 상대방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긴밀하게 동맹을 맺고 있는 관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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