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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이 일어난 줄 알았당께라" 사고 순간, 날벼락에 대피한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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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 분진 일고 콘크리트 파편 건물 내부로
인근 주민들 아수라장에 혼비백산 뛰기도
"이전에도 돌 떨어지고 합판 추락" 사고 조짐
11일 오후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외벽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 뉴스1

"우르르 쾅쾅, 굉음과 함께 땅이 흔들리고, 지진이 일어난 줄 알았당께라."

11일 오후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고층 아파트 신축 구조물이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시민들은 불안에 떨었다. 23~34층 외벽 등 콘크리트 구조물이 지상으로 추락하면서 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목격자들은 산이 무너지는 듯한 굉음과 함께 폭격을 맞은 듯 엄청난 분진을 냈다고 입을 모았다. 한 목격자는 "아파트 한쪽 귀퉁이 콘크리트 구조물이 위에서 아래로 뜯겨 나가듯 한꺼번에 무너져 내렸다"면서 "밑에 있는 사람들은 다 죽었구나 하는 생각만 들었다"고 말했다.

사고를 바로 옆에서 겪은 상가 주민들은 순식간에 '지옥'을 경험한 것 같다고 토로했다. 땅이 흔들리는 진동과 함께 건물이 무너지는 소리를 듣고 옆 건물에서 뛰쳐나온 시민들은 먼지를 뚫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혼비백산 현장에서 도망갈 정도였다.

일부 상가에는 지상으로 떨어진 콘크리트 파편이 내부로 튀어 들어왔다. 폐쇄회로TV 영상에는 아찔한 장면이 담기기도 했다. 아파트 건설 현장 옆을 지나다가 놀란 한 행인이 헐레벌떡 현장에서 이탈했으며, 옆 아파트 건설 현장에선 붉은 화염이 치솟고, 회색 분진이 주변을 덮쳤다.

사고 현장 인근 건물 주민들은 "예견된 사고였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전에도 주차된 차량에 고층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돌이 떨어지고, 합판이 추락하는 등 안전상 문제가 엿보였는데도 시공사 측은 물론 관할 지자체도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사를 무리하게 서두르며 일요일에도 공사하는 등 공기를 단축하려는 기미가 역력했으며, 비가 오고 눈이 오는 악천후에도 공사를 이어간 현장을 수시로 봤다는 목격담도 나왔다.

인근 상가의 지하에선 1년여 전 공사 현장 탓에 침수 피해를 보기도 했지만, 별다른 대책이 없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상인 A씨는 "상가 주민이 공사 현장에 민원을 제기한 지가 3년이 다 됐고, 관련 서류만 산처럼 쌓여있다"며 "분진, 소음 등 여러 민원을 제기하고 안전사고 우려를 제기했음에도 이 같은 사고가 결국 발생하게 됐다"고 말했다.

광주시는 이날 추가 사고 우려에 따라 인근 주상복합 건물 입주민 109가구에 대피령을 내렸다.

사고 현장에선 3명이 자력으로 대피하고 3명이 구조됐으며 일부는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20대 B씨는 아파트 건물 33층에서 단열 시공 작업을 동료와 함께하던 중 갑자기 위층부터 건물 외벽이 뜯겨 무너져 내리더니, 자신도 무너진 구조물에 휩쓸려 29층까지 추락했지만 극적으로 가벼운 부상만 입었다. B씨와 함께 같은 층에서 일하던 작업자는 붕괴사고 발생 때 반대편에 있어 화를 면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사 현장에선 6명의 작업자가 더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휴대폰 위치가 건설 현장 주변에서 잡혔지만,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야간수색 중단 소식에 실종자 가족들은 "답답하다"며 초조함을 감추지 못했다.

11일 오후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에서 신축 공사 중인 고층아파트의 외벽이 무너져내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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