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소모·발열 없는 컴퓨터, 먼 미래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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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소모·발열 없는 컴퓨터, 먼 미래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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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정보통신 입자 '액시톤'

IBS, 실온서 자발적 생성 첫 관측

활용땐 에너지 소모없이 정보전달


IBS 원자제어 저차원 전자계 연구단은 실온에서 전하가 '제로(0)'인 액시톤이 실온에서 자발적으로 형성되는 현상을 관측했다. 사진 중앙의 동그란 부분이 액시톤 입자에서 방출되는 광전자 신호다. IBS 제공 



전력 소비가 거의 없고, 발열 걱정도 필요 없는 차세대 정보통신 소자와 컴퓨터를 실현할 수 있는 날이 성큼 다가왔다. 에너지 손실 없이 정보를 전달할 수 있어 기존 소자가 지닌 고전력·고발열 등 기술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소자 기술로 널리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원자제어 저차원 전자계 연구단 염한웅 단장 연구팀이 저항 없이 정보 전달이 가능한 차세대 정보통신 입자인 '액시톤'이 실온에서 자발적으로 만들어지는 현상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관측했다고 16일 밝혔다.

액시톤은 전자(-)와 양공(+)이 결합해 만들어진 입자로, 반도체나 절연체 물질에 빛을 쏠 때 생긴다. 전하가 '0(제로)'인 액시톤은 물질 내에서 저항을 받지 않기 때문에 에너지 소모 없이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차세대 고성능 소자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레이저로 만든 액시톤은 수명이 매우 짧아 안전성이 떨어져 정보처리 소자에 활용하기 어려웠다. 수명이 긴 액시톤을 만들려면 극저온에서나 가능하다. 연구팀은 1973년 당시 소련 과학 아카데미 연구팀이 제시한 '액시톤 절연체 예측 이론'에 착안해 실온에서 생성되는 액시톤을 관찰하기 위한 실험을 설계했다. 이 이론에 따르면 특이한 전자구조를 갖는 반도체나 반금속에서는 높은 온도에서도 수명이 긴 액시톤이 자발적으로 만들어질 수 있다고 예견했다.

연구팀은 '셀레늄화니켈다이탄탈룸(Ta2NiSe5)'을 고품질로 직접 합성해 액시톤 신호를 검출하는 데 성공했다. 액시톤을 빛으로 자극하면 자유전자와 양공으로 붕괴하는 데, 이때 액시톤을 구성하던 자유전자가 빛을 받아 튕겨 나온다. 하지만, 이 광전자가 액시톤 붕괴에 의한 것인지 확인하려면 고체에서 나오는 다른 무수한 광전자와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연구팀은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가진 '광전자 분광장치'를 개발, 빛의 편광을 변화시키면서 광전자를 측정했고, 일반 광전자가 발생되지 않는 편광 조건에서도 측정할 수 있었다. 이 때 매우 강한 광전자 신호를 띄고 있었다. 이 신호가 바로 액시톤이라는 것을 연구팀은 새로운 광전자 신호의 에너지와 운동량을 분석해 알아냈다. 이론적으로만 예측됐던 액시톤 신호가 실온에서 자발적으로 형성된다는 현상을 확인한 것이다.

염한웅 단장은 "세계 최초로 실온에서 자발적으로 형성되는 액시톤 입자를 관측함으로써 1970년대 액시톤 절연체 예측 이론이 옳았음을 증명했다"며 "실온에서 수명이 긴 액시톤을 발견함에 따라 저항 손실 없는 소자와 컴퓨터 개발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피직스(16일자)'에 실렸다.

액시톤 신호를 측정한 '광전자 분광장치'. IBS 원자제어 저차원 연구단이 개발해 포항방사광가속기에 설치했다. I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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