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혜 디자인기자 /사진=이지혜 디자인기자배우 하정우와 주진모 등을 협박해 유죄를 선고받은 가족공갈단이 몸캠피싱과 조건만남 등 수법으로 남성들에게 4억여원을 갈취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5단독 주진암 부장판사는 공갈,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32)와 B씨(35) 자매, B씨의 남편 C씨(41)에게 각각 징역 3년과 1년 6개월, 2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들은 몸캠피싱·조건만남 등의 수법으로 돈을 갈취하는 보이스피싱 조직의 지시로 돈세탁에 가담했다. 피해자들이 건넨 돈을 자신들의 계좌와 가상화폐 거래소 계정을 이용해 송금·환전한 뒤 조직에 건네는 방식이었다.

이같은 방법으로 피해자 28명에게서 2018년 7월부터 9월까지 총 4억4800여만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세 사람은 재판에서 직접 계좌이체를 한 것을 제외하고 나머지 범행에 대해서는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들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피고인들이) 보이스피싱 범죄의 단순 인출책이나 수거책 정도가 아니라 자금세탁을 통해 범죄수익을 외국으로 유출하는 데 적극 가담했다"고 지적하며 "범행을 일부 부인하고 피해회복을 위한 실질적 조치가 거의 되지 않았다"고 했다.

앞서 이들은 배우 주진모, 하정우 등 연예인 8명의 휴대폰을 해킹하고 개인 정보를 유출하겠다고 협박한 혐의로 지난 2월 2심 선고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바 있다.

당시 협박을 받았던 하정우는 현금 15억원을 요구하는 이들에게 협상을 하는 척 하며 "하루종일 오돌오돌 떨면서 오돌뼈처럼 살고 있다"고 말하는 등 시간을 끌어 수사에 힘을 보탰던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