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손상만? 술이 망가뜨리는 의외의 '장기'
술은 간 뿐만 아니라 뇌와 대장도 손상시킨다./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술을 좋아하는 사람은 간 걱정을 한다. 그러나 간만큼 예민한 장기가 있다. 바로 뇌와 대장이다.
뇌는 우리 몸에서 가장 예민한 장기며, 알코올로 조금만 위축돼도 정상생활에 지장을 줄 수 있다. 또한 알코올이 대사(代謝)되면서 나오는 '아세트알데하이드'란 발암물질은 대장에 치명적이다.
알코올은 뇌의 신경을 마비시켜 뇌를 위축시킨다. 특히 기억을 담당하는 부위(시상)가 알코올 때문에 심하게 위축된다. 시상은 뇌의 모든 신경이 거쳐 가는 길인데, 술을 많이 마시면 시상 부분이 망가져 심각한 기억 장애가 생긴다.
흔히 '필름이 끊긴다'고 표현하는 단기 기억상실(블랙아웃)도 알코올 탓에 많이 생긴다. 많은 알코올이 뇌의 신경을 마비시키다가, 일시적으로 '정전 상태'로 만드는 것이다. 심하면 호흡과 관련된 근육을 담당하는 뇌신경까지 마비되는데, 이때 호흡 마비로 사망할 수도 있다.
알코올 대사물질인 아세트알데하이드는 대장의 DNA를 손상시킨다.
2011년 미국 보스턴대 메디컬센터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하루 평균 50g(소주 1병)미만 알코올을 매일 섭취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대장암에 걸릴 위험이 21% 높다. 알코올이 몸에서 분해될 때 생기는 아세트알데하이드가 암 위험을 높이는 것. 아세트알데하이드는 세포 DNA를 손상시켜 돌연변이 세포를 만드는데, 돌연변이 세포의 일부는 죽지 않고 끊임없이 분열해 암세포로 변한다. 실제로 아세트알데하이드는 대장암 외에도 간암, 유방암 등을 유발한다.
또한 술을 마실 때 얼굴이 잘 빨개지는 사람은 아세트알데하이드를 잘 분해하지 못하는 사람인데, 이런 사람이 술을 마실 경우 대장암 발병 위험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6배 높다. 유전적으로 아세트알데하이드를 잘 분해하지 못하는 한국인은 16%가량으로, 서양인의 1~5%보다 훨씬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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