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합병 혐의 1심에서 무죄를 받은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이 6일 글로벌 경영에 나섰다. 사법리스크의 부담을 덜어낸 이후 '현장 경영'을 시작으로 '뉴삼성' 행보를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 회장은 이날 오후 김포공항에서 전세기를 이용해 UAE(아랍에미리트)로 출국했다.  이 회장은 UAE에 이어 동남아시아를 거쳐 귀국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귀국 일정은 잡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명절을 이용해 해외에서 근무하는 임직원을 격려하는 통상적인 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2014년부터 명절 때 글로벌 현장 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추석에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집트, 이스라엘 등에서 현장 점검을 통해 미래혁신기술 확보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번 행보는 지난 5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시세조종 및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1심 재판에서 무죄를 받은 직후라 관심이 쏠린다. 
 
재계 한 관계자는 "3년 5개월 동안 계속된 재판 부담이 일단락된 상황에서 글로벌 현장 경영에 나선 것은 의미가 있다"면서 "삼성이 어떤 신사업에 나설지 모두가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UAE는 이 회장이 회장 취임 이후 처음 방문한 국가라는 의미도 갖는다.

2022년 10월 방문 당시 이 회장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대변혁'을 추진 중인 중동은 기회의 땅"이라며 "어려운 상황이지만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나서자"고 강조했다. 이번 방문도 '뉴삼성'의 신시장 개척을 위한 것이란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위기'를 겪었다. 주력인 반도체 사업에서 연간 누적 15조 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반도체 매출은 인텔에 1위 자리를 뺏겼다. SK하이닉스에 AI(인공지능) 반도체의 핵심인 HBM 시장의 선두도 내줬다. 스마트폰 연간 출하량도 13년 만에 애플이 1위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올해 대규모 M&A(인수합병)를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종희 부사장도 올해 M&A에 나서겠다고 지난 1월 예고한 바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2016년 하만 인수 이후 사실상 M&A가 멈춘 상태다. 이 회장이 2017년 국정농단 사건으로 수사와 재판을 받으면서 2022년 복권되기 전까지 사법리스크가 계속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M&A를 추진한다면 AI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 회장의 글로벌 행보 하나하나가 중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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