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 아메리카노 다 녹는다” 이런 ‘봉지’ 배달 사라진다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가방도 없이 맨몸만 와서 비닐 봉지에 음식 담아가던 ‘봉지 배달’ 사라진다!”
배달의민족이 일반인 배달원을 대상으로 ‘배달 가방’ 사용을 의무화한다. 보온·보냉 가방은 찬 음식이 녹거나, 따뜻한 음식이 식지 않도록 하기 위한 배달원의 최소 준비 사항이다. 하지만 일부 배달원들은 장비 없이 ‘비닐 봉지’만 들고 배달해, 음식점주와 소비자의 불만이 컸다. 배달 서비스의 질이 배달업계 최대 화두로 떠오르면서 그동안 지적되오던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가는 모양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배민 커넥터들이 배달 가방 및 배달함을 의무적으로 사용하도록 약관을 개정했다. 보온·보냉 기능이 있고 배달 물품 크기 이상의 공간이 확보된 가방이어야 한다. 해당 약관은 다음 달 18일부터 실시된다.
배민 커넥트 [배민커넥트 홈페이지 캡처]
배달의민족은 2가지 형태의 배달원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직속 전문 배달원인 ‘배민 라이더스’와 일반인 배달원인 ‘배민 커넥트’다. 배민커넥트는 2019년 7월 도입됐다. 오토바이 뿐 아니라 도보, 자전거, 전동킥보드, 자동차 등 운송 수단을 활용해 원하는 시간에 근무할 수 있다. 일종의 ‘아르바이트’ 배달원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한창이던 지난해 크게 늘었다. 현재 배민커넥트에 등록된 배달원 수는 5만명 정도다. 이 중 1만명 가량이 주기적으로 배달 업무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하지만 일반인 배달원의 배달 서비스 ‘질’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끊이지 않았다. 배달에 필요한 기본적인 장비 등이 갖춰져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배달 가방이 아닌 ‘비닐 봉지’에 담아 배달하면 보온·보냉이 필요한 음식이 식어버린다. 무더운 여름철 얼음이 든 음료수가 녹고, 떡볶이 국물이 흘러넘치는 등 음식이 훼손된다. 지난해 말에는 치킨 상자를 비닐 포장도 없이 손위에 바로 얹어 도보 배달에 나선 배달원의 사진이 퍼져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한 시민이 영수증이 붙어있는 음식 봉지를 배달가방 없이 자전거 손잡이에 걸어놓은 채 배달에 나서고 있다. [온라인 캡처]
배민 커넥트가 배달 가방을 매고 배달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배민커넥트 홈페이지 캡처]
‘봉지 배달’로 인한 피해는 음식점주가 고스란히 입었다. 음식이 식거나 훼손되는 것에 대한 소비자의 불만이, 배달앱에 입점한 가게의 ‘별점’으로 전가되기 때문이다. 음식점주들은 장비가 없는 커넥터가 와도 울며 겨자 먹기로 음식을 건넬 수밖에 없었다. 배정된 커넥터를 음식점주가 거부할 권한이 없는데다, 다른 배달원을 구하는 동안 배달 시간이 지연되기 때문이다. 음식점주들은 배달 가방 의무화로 ‘봉지 배달’ 피해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 중이다.
배달의민족은 최근 배달 서비스 ‘질’을 높이기 위해 각종 정책을 도입 중이다. 기존 배달 앱 간 경쟁이 가맹점 확보에 그쳤다면, 최근에는 빠르고 정확한 배달로 경쟁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 달부터 배달 속도를 높이기 위해 단건 배달 서비스인 배민1(one) 서비스를 개시한다. 배민 라이더·커넥터에게 전달되는 배달 평가 내용도 세분화했다. 부정 평가의 이유를 6개로 구분하고, 긍·부정 평가 비율을 고객 만족도로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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