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바람'을 보는 민주당의 세 가지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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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바람'을 보는 민주당의 세 가지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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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이준석 후보가 25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1차 전당대회 비전발표회에서 비전발표를 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선거가 다가오면 정치권에선 세대교체론이 쏟아져 나온다. 하지만 성공의 경험은 옛날 옛적 이야기다. 김대중·김영삼 두 거물 정치인이 '40대 기수론'을 내걸고 한국 정치 전면에 등장한 때는 1971년 대선 전후, 1980년대 학생운동 대표주자 임종석·우상호·이인영 세 사람이 국회에 입성하며 '386세대'가 급부상한 일도 2000년대 초반이다.

그런데 28일 국민의힘 당 대표 예비경선 결과를 보면, '과거'가 '오늘'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날 '0선, 만 36세'의 이준석 후보는 예비경선을 1위로 통과했다. 총 득표율 41%, 일반국민 여론조사 1위(51%), 당원 여론조사 2위(31%)라는 놀라운 결과였다( 관련 기사 :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 컷오프 통과... 김웅·김은혜 탈락 http://omn.kr/1tgdx ).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두 번의 세대교체를 주도한 세력에서 '꼰대 정당'으로 추락할 위기에 놓였다. 민주당이 지난 4월 12~15일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실시한 표적집단심층면접조사(FGI)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여전히 '꼰대'여도 '추진력 있는 불도저, 리빌딩(rebuilding : 재건하는), 바뀌는 것 같은 느낌'도 주는데, 민주당은 1년 전보다 '내로남불, 위선, 무능' 등 부정적 이미지가 강해졌다. 

이 상황에서 이준석 후보가 당선된다면 '30대 야당 대표'와 '50대 여당 대표' 구도가 내년 대선까지 이어진다. 저 멀리서 불어오는 '이준석 바람'은 그렇게 민주당을 덮쳐버릴 수도 있을까? 여당 의원들의 반응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뉘었다. 

[부러움] "역동성은 민주당 것이었는데... 언제 저기로?"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2018년 서울 노원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바른미래당 후보로 출마했을 당시의 모습. 그는 노원병에서 지금까지 모두 3번 출마해서 고배를 마셨다.
ⓒ 권우성


 
전재수 민주당 의원은 아주 솔직하게 "굉장히 부럽다"면서도 "한편으로는 속도 좀 쓰린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6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역동적이고 톡톡 튀고 생기발랄한 게 우리 민주당의 트레이드 마크였는데 언제 저기로 갔지? 왜 저기서 저러고 있지? 이런 생각이 든다"며 "오늘날 국민들이 새로운 리더십을 갈구하고 갈망하는 것이 표출된 것 아닌가 그렇게 본다"고 했다.

A의원도 26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전재수 의원 발언에 공감한다"며 "솔직히 저도 민주당 당원으로서 자극을 받는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지금 국민의힘 당원이나 국민들의 열망이 신선함, 세대교체를 원하지 않나. 잠깐의 현상일 수도 있겠지만, 기득권 정치에 대한 반감이 표출된 것 아닌가 싶다"며 "저희는 당대표 선거가 끝났으니까 대선 경선과정에서 역동성을 보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으쌰으쌰] "젊은 정치 응원한다" "민주당도 바꿔보자"
 
민주당에서 가장 젊은 전용기 의원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25일 페이스북글에서 "지금 정치도 우리 국민들이 창을 열어 환기시키는 것처럼 느껴진다"며 '이준석 바람'을 반겼다. 이어 "국내외를 막론하고 사회 전 분야에서 청년들의 약진이 이어지는데 오직 우리 정치만 낡은 문법, 과거의 사고에 사로잡힌 상태"라며 "청년의 한 사람으로서 구태와 관습에 젖어들지 않은 '젊은 정치'를 응원한다"고 했다.

같은 날 김남국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전 의원의 글을 공유하며 따로 "우리 민주당도 청년들이 마음껏 도전하고 새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당헌당규를 바꾸고, 내부 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썼다. 그는 "지금의 당헌당규로는 청년들이 신바람을 내면서 마음껏 도전할 수가 없다"며 "당원들이 아닌 중앙위원들이 당 대표 후보와 최고위원 후보를 컷오프하는 구조라 당내 기반 없는 청년들은 그냥 컷오프 당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20151125일 이준석 새누리당 혁신위원장이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빈소를 찾아 조문을 마치고 빈소를 떠나고 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1970년대 '40대 기수론'을 내세우며 한국 정치 전면에 나섰던 인물이다.
ⓒ 이희훈


 
[찻잔 속 태풍] "효과 오래 못 갈 것... 결국 대선후보가 중요"

하지만 똑같은 '젊치인'이어도 장경태 의원 생각은 다소 결이 달랐다. 그는 27일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당대표가 특정세대의 전유(專有)라는 편견을 깨트리는 것은 좋다"면서도 "남북평화, 노동, 소상공인, 성평등, 그리고 청년정책에 이르기까지 같은 세대임에도 (저와 이준석 후보의) 180도 다른 견해 덕분에 마냥 환영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또 "보수 지지층이 박근혜 정권 탄생과 탄핵의 원죄가 있는 나경원, 주호영으론 안 된다는 의지를 이준석 후보에게 투영하고 있을 뿐"이라고 평가했다.

B의원 역시 "이준석 당 대표의 등장은 엄청난 역사적 의미가 있지만, 그 효과는 오래 못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준석 후보가 당선되면 신구대결, 친박(근혜계) 내부 분열 등으로 끊임없이 내홍이 생길 수 있다"며 "우리한테는 오히려 대선경쟁에서 유리한 요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또 "결국 대선에서는 후보가 제일 중요하다"며 "예를 들어 '이준석 대표 - 황교안 후보'라면 어떻겠나? 이준석 효과는 아무 소용없다"고 말했다. 

C의원도 "이준석 후보가 단지 젊다는 이미지를 빌려온 것인지, 실제로 그런 젊은 정치를 할 것인지는 봐야겠다"며 "이념과 가치를 갖고 논쟁하는 것은 의미가 있지만, 세대나 지역으로 논쟁하는 것은 정치엔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 "보통 위기에 처하면 간판(당명)을 바꾸고, 지도자를 바꾸지만 그걸로 쇄신했다고 보긴 어렵다. 국민들에게 잘했다고 평가받기도 힘들다"며 "우리가 해야 하는 것은 당의 체질을 바꾸려는 노력"이라고 강조했다.
 

 2011년말, 이듬해 총선 승리를 위해 '박근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변모한 한나라당은 최연소 비대위원으로 이준석 클라세스튜디오 대표를 발탁했다. 사진은 2012년 4월 1119대 국회의원 선거날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 마련된 선거종합상황실에서 이준석 비대위원이 지상파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고 있던 박근혜 중앙선대위원장에게 앵그리버드를 보여주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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