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라디오스타' 신수지/사진=MBC 화면 캡처[아시아경제 최석진 기자] 체조 국가대표 출신인 신수지씨와의 광고모델 계약이 만료된 뒤에도 계속 신씨의 사진이 인쇄된 제품을 판매한 업체가 손해배상으로
3000만원을 물게 됐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
208단독 이정권 판사는 신씨의 전 소속사 야마엔터테인먼트가 기능성 식품 제조·판매업체 A사를 상대로
'1억
4000여만원의 손해를 배상하라'며 청구한 소송에서 "A사는
3000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피고는 초상권 사용 권한을 부여받지 못했는데도 신씨의 사진이 부착되거나 인쇄된 상품을 판매했으므로 초상권을 부당하게 침해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재판부는 신씨의 퍼블리시티권이 침해됐다는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아직 국내에서 성문법이나 관습법상 퍼블리시티권의 근거를 찾기 어렵다는 이유다.
1953년 미국 제2연방 항소법원의 제롬 프랭크 판사가
Haelan 사건에서 처음 사용한 퍼블리시티권은 영화배우, 탤런트, 운동선수 등 유명인이 자신의 성명이나 초상, 이름 등 인격적인 요소가 만들어낸 재산적 가치를 제3자가 허락 없이 이용할 수 없도록 하는 권리를 의미한다. 초상권이 헌법상 기본권인 인격권의 한 내용으로 이해되는 것에 반해 퍼블리시티권은 재산적 가치에 보다 중점을 둔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신씨는 이번 소송의 원고인 야마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맺기 전인
2016년 7월 다른 기획사에 소속돼 있을 때 A사와 광고모델 계약을 체결했다.
A사가 1억원을 지급하고 신씨를 모델로 한 광고물을 제작해 1년 동안 사용하되, 계약 만료 후 1개월 더 무상으로 광고물을 사용할 수 있는 조건이었다. A사가 신씨 사진이 들어간 광고물을 사용할 수 있는 기간은
2017년 8월 8일까지였다.
하지만 A사가 이 같은 계약 조건을 위반해 계약 기간이 끝난 이후에도 계속 신씨의 이름과 사진이 포함된 광고를 사용하자 야마엔터테인먼트는
2018년 6월 "신씨의 초상권과 퍼블리시티권을 침해했다"며 1억
4493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신씨는 초상권을 야마엔터테인먼트에 양도하고 직접 원고로 재판에 참여하진 않았다. 신씨와 야마엔터테인먼트의 전속계약은
2019년 3월 만료됐다.
법원은 A사가 모델계약 기간이 끝난 이후
2018년 4월까지 온라인 쇼핑몰에서 신씨의 사진이 인쇄된 상품을 판매해 초상권을 침해했다고 보고 손해배상 책임을 일부 인정했다.
A사는 재판에서 모델계약 기간 중 제조한 물품을 사용한 것이기 때문에 초상권 침해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모델계약 기간 내에 제조한 물품이라도 계약 기간이 끝난 이후에 판매했다면 초상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A사가 유통업체에 신씨의 사진 사용을 중단하라고 당부했는데도 업체가 무단으로 계속 사용한 부분에 대해선 A사에게 책임이 없다고 봤다.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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