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버스서 3시간 ‘자위’… 옆자리 여성 매일 악몽 시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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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버스서 3시간 ‘자위’… 옆자리 여성 매일 악몽 시달려

보헤미안 0 336 0 0

24일 부산 서부지원 엄벌탄원서 제출 예정
가해자 비슷한 사람만 봐도 가슴 덜덜 떨려 
최근 공공장소 음란행위 20대 남성 구속돼 
강력한 처벌해야 또 다른 피해 막을 수 있어  


부산에서 전주 도착 고속버스 안에서 30대 남성이 음란 행위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보자 제공


[파이낸셜뉴스] “고속버스 안에서 3시간 30분은 저에게 악몽입니다. 생각하면 숨이 막힐 지경입니다. 제 옆자리에서 자위행위 한 남성을 엄벌해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주기 바랍니다”

부산에서 전주도착 고속버스 옆자리 변태 남에게 ‘엄벌 탄원서’를 제출한다고 밝힌 20대 여성 A씨의 말이다.

A씨는 버스 안에서 자위행위 한 남성이 ‘성추행 아닌 공연음란죄가’ 적용되자 오는 5월 24일 사건이 진행되는 부산 서부 지원에 ‘엄벌 탄원서’를 제출한다고 밝혔다.

20대 여성 A씨는 평생 잊을 수 없는 변태 행위를 눈으로 직접 목격하고 그 후유증으로 직장까지 그만 둬야 했다.

사건은 지난 1월 23일 부산에서 전주까지 가는 고속버스 안에서 일어났다.

A(26)씨는 이날 부산에서 지인이 있는 전북 전주행 고속버스에 올랐다.

자리에 앉고 5분이 채 안된 시간, 옆자리에 탄 30대 남성 B씨가 바지 지퍼를 내리고 신체 주요 부위를 꺼냈다.

휴대폰을 보면서 말이다.

이 남성은 전주 도착 내내 휴대폰을 들고 자위행위를 했다.

A씨는 이 사건 이후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는다. 심한 우울증까지 겹쳐 회사를 다닐 수 없게 됐다.

30대 가해 남성에 대한 사건결정결과 통지서



A씨는 21일 파이낸셜 뉴스와 인터뷰에서 “버스를 타고 전주로 향하는 3시간 30분은, 저에게 정말 지옥과도 같았다”며 “일반 시내버스가 아니었기에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벗어날 수 없다는 심리적 압박감을 느꼈다”고 당시 심정을 전했다.

그는 “(30대 남성) 가해자는 버스가 운행하는 동안 음란 행위를 했다가도 잠을 청하기도 했고, 음란한 사진을 제가 볼 수 있는 위치에서 당당하게 봤다”며 “도착하기 30분 전부터는 지속적이고 대담하게 음란 행위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벗어날 수도 없는 폐쇄된 공간에서 저만 그 음란 행위를 보도록 했다는 것에 소름 끼친다”며 “용기 내어 뒤에 앉은 여성에게 어렵사리 도움을 요청할 수 있었다. 요청한 후, 몸과 손이 미친 듯이 떨렸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어 “숨을 제대로 쉴 수도 없는 상태에서 겨우 정신을 붙잡고, 어렵게 경찰에 신고 했다”고 했다.

그는 또 “(당시) 진술서 쓰는 데 약 세 시간이 걸렸다. 제가 겪은 일을 떠올려야만 했고, 적나라하고 입에 담기 싫은 말들을 입 밖으로 꺼내야만 했다”며 “(반복적인) 그 기억들 때문에 전 몇 번이나 울고 헛구역질도 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길에서 혹시나 가해자와 비슷한 인상착의 남성만 마주쳐도 손이 떨렸고, 속이 울렁거려 일상생활을 할 수 없게 되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제 직장은 공항으로, 하루에도 많은 사람이 오가는 공간이며 응대하는 고객만 수천 명에 달한다. 매일 마주치는 수많은 사람들 중 혹시 그 사람이 있지 않을까하는 막연한 두려움에 쉽게 처리하던 일도 집중하지 못하고 실수를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사건 이후 얻은 공황장애와 우울증, 불안증 등 여러 정신질환으로 업무와 일상생활에 많은 어려움을 얻고 있다”고 했다.

20대 여성 피해자가 고속버스 안에서 일어난 변태 행위가 성추행이 아닌 공연음란죄를 적용해 약식기소하자 엄벌 탄원서를 제출한다고 밝혔다. 사진=제보자


당시 A씨는 옆 좌석 B씨가 눈치 채지 못하도록 경찰에 문자메시지로 신고했다.

B씨는 A씨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체포 되고서야 자위행위를 멈췄다.

A씨는 B씨가 강력한 처벌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경찰은 B씨에게 ‘공연음란’ 혐의만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

사건을 넘겨 받은 검찰도 최근 B씨에 대해 공연음란 혐의만 적용해 약식 기소했다.

전주지검 관계자는 “강제 추행이 인정되려면 피해자가 항거 곤란 상태이거나 폭행과 협박이 있어야 하지만, A씨 사건에서 강제 추행을 인정할 만한 사정을 발견하기 어렵다”고 했다.

전주지검은 지난달 사건을 부산지검 서부지청으로 넘겼고, 서부지청은 최근 B씨를 약식 기소했다.

차장 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공공장소 음란행위나 성범죄의 경우 물리적 협박이나 폭행을 하지 않았더라도 강제 추행을 인정하는 추세”라며 “A씨의 경우 물리적 폭행이나 협박이 없었고, 직접적인 신체 접촉이 없더라도 상대방이 성적 수치심을 느끼면 형사처벌이 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5월 16일 충남 천안 한 아파트 단지 내 도서관에서 음란행위를 한 20대 남성이 구속됐다. 천안서북경찰서는 공연음란 혐의 등으로 20대 A씨를 구속했다.

A씨는 지난 8일 오후 4시께 해당 아파트 도서관 책장 뒤에서 어린이들이 앉아 있는 곳을 보며 음란행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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