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팟? 갤버즈? 중요한 건 ‘가성비’…샤오미 레드미버즈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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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팟? 갤버즈? 중요한 건 ‘가성비’…샤오미 레드미버즈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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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는 애플, 이름은 삼성…기기 완성도·음질은 ‘합격점’
샤오미다운 ‘가성비’…플래그십 필요 없는 ‘입문자’ 추천
샤오미 무선이어폰 ‘레드미버즈3’.ⓒ데일리안 김은경 기자[데일리안 = 김은경 기자] 샤오미가 지난 26일 국내에 출시한 무선이어폰 ‘레드미버즈3’의 첫인상은 애플 ‘에어팟’과 삼성전자 ‘갤럭시버즈’를 절묘하게 섞어 놓은 듯했다.

케이스와 유닛 생김새는 에어팟1·2세대가 조금 살이 쪘다고 생각하면 떠올리기 쉽다. 에어팟 케이스는 가로 보다 세로가 더 긴 길쭉한 모양이다. 유닛은 막대가 길고 가늘어 ‘콩나물’ 같다는 별명을 얻었었다.

레드미버즈3 케이스는 가로·세로 길이가 약 5cm인 정사각형이고 한 손에 쏙 들어온다. 모서리가 각지지 않아 둥글둥글한 인상이 강하다. 에어팟처럼 케이스와 유닛 모두 유광 마감 처리돼 저가 모델 같지 않고 고급스러워 보이는 효과를 준다. 유닛 막대는 에어팟 보다 조금 두껍다. 전면 버튼은 기기 연결에 문제가 생겼을 때 유용한 리셋 용도다.

샤오미 무선이어폰 ‘레드미버즈3’(왼쪽)와 애플 ‘에어팟 1세대’.ⓒ데일리안 김은경 기자유닛은 착용 시 언뜻 보면 에어팟인지 레드미버즈3인지 구별이 잘 되지 않을 정도다. 실제 착용 후 주변 사람들에게 어떤 제품인 것 같냐고 물어봤을 때 십중팔구 “에어팟 아니냐, 1세대냐 2세대냐”라는 반응이 돌아왔다.

삼성전자가 떠오른 이유는 제품 이름 탓이다. 샤오미는 2세대 무선이어폰까지 ‘미 트루’라는 이름을 쓰다가 돌연 3세대부터 ‘버즈’라는 이름을 붙이기 시작했다. 공교롭게도 삼성전자 ‘갤럭시버즈2’ 제품이 나온 뒤다. 샤오미가 교묘하게 마케팅 효과를 노리고 일부러 다음 세대 넘버링처럼 보이기 위해 버즈를 붙인 것 아니냐는 생각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레드미버즈3는 당연하게도 가격 차이가 큰 만큼 에어팟이나 갤럭시버즈 수준의 품질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국내 출고가는 4만4900원이다. 오픈마켓에서 할인받아 구매하면 3만원대로 살 수 있을 만큼 저렴한 편이다. 에어팟2 가격은 179000원으로 1개 값을 주면 레드미버즈3 4대를 살 수 있다.

샤오미 무선이어폰 ‘레드미버즈3’(왼쪽)와 애플 ‘에어팟 1세대’를 착용한 모습.ⓒ데일리안 김은경 기자기기 자체의 만듦새는 훌륭하다. 케이스 힌지가 견고하고 여닫을 때 자석으로 착 달라붙는 손맛이 있다. 유닛을 케이스에 넣을 때도 자석으로 잘 달라붙으며 쏙 빨려 들어간다. 케이스 뚜껑을 연 채로 기기를 뒤집어 세게 흔들어도 케이스에서 유닛이 빠지지 않을 정도로 자성이 강해 분실 걱정을 덜어준다.

약 1주일간 사용하면서 품질 면에서 고가의 플래그십 제품들과 가장 큰 차이를 느낀 점은 크게 세 가지다. ‘착용감·음질·기기 호환성’이다.

레드미버즈3는 유닛 막대가 길고 오픈형이라 귀에 완전히 밀착되지 않아서 쉽게 빠질 것 같다는 불안감이 들었다. 샤오미는 오픈형이 아닌 ‘세미 인이어’는 표현을 쓰고 있다. 고개를 아래로 놓고 세게 흔들어도 쉽게 빠지지는 않았지만, 가끔 마스크 줄이나 머리카락에 걸리면 귀에서 빠지곤 했다.

오픈형인 샤오미 무선이어폰 ‘레드미버즈3’(왼쪽)와 커널형 애플 ‘에어팟 프로’.ⓒ데일리안 김은경 기자음질은 딱 가격값을 했다. 중고음 대역은 괜찮은 소리를 냈지만 저음 베이스가 약해 깊이감이 없었다. 이 가격대에 액티브노이즈캔슬링(ANC·소음억제) 기능을 바라는 건 욕심이지만, 오픈형의 한계로 귀에 밀착돼 외부 소음을 줄여주는 패시브노이즈캔슬링(PNC)조차 기대하기 어려웠다. 실내에서 사용하기엔 문제가 없었으나 소음이 심한 곳에서는 제대로 된 음악 감상이 어려웠다.

기기 호환성도 아쉽다. 삼성전자나 애플 스마트폰과 문제없이 빠르게 연동되고 인식률도 뛰어났지만, 샤오미 스마트폰 외에는 별도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배터리 잔량을 확인하는 방법을 찾기 힘들다.

왼쪽부터 애플 무선이어폰 ‘에어팟 1세대’, 샤오미 ‘레드미버즈3’(왼쪽), 애플 ‘에어팟 프로’.ⓒ데일리안 김은경 기자반대로 만족했던 점 세 가지를 꼽자면 ‘배터리·통화 품질·충전방식’이다.

유닛 자체 배터리는 약 5시간 사용 가능하고 충전 케이스와 결합하면 최대 20시간까지 쓸 수 있다. 고속충전을 지원해 10분 충전으로 90 분 동안 사용 가능하다. 저가 제품에서 찾기 힘든 IP54 먼지·내수성 인증을 받아 운동하면서 쓰기에도 무리가 없다.

통화품질은 기존에 사용하던 삼성전자나 애플 고가 제품보다 오히려 나은 성능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았다. 통화 시 상대방이 목소리에 조금 울림 현상이 있는 것 외에는 대체로 잘 들린다고 평가했다.

왼쪽부터 애플 무선이어폰 ‘에어팟 1세대’, 샤오미 ‘레드미버즈3’(왼쪽), 애플 ‘에어팟 프로’. 샤오미 제품은 충전방식으로 USB-C 포트가 적용됐고 애플은 라이트닝포트를 채용했다.ⓒ데일리안 김은경 기자에어팟 대비 특히 만족스러운 점은 충전포트다. 라이트닝 포트를 쓰는 에어팟과 달리 USB-C 포트가 적용돼 편리했다. 구성품에 충전기는 없지만 길이가 한 뼘 정도 되고 양 끝이 USB-A와 USB-C인 케이블은 기본으로 넣어준다.

레드미버즈3는 이제 샤오미의 정체성이 돼버린 뛰어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특징인 제품이다. 무선이어폰은 소형 전자제품인 만큼 소모품 성격이 짙다. 2년 정도 사용하면 배터리 수명이 급격하게 줄어드는데, 기기 특성상 20만원짜리 제품도 배터리를 뜯어서 따로 교체하기 어렵다.

가격 면에서 음질에 매우 민감하거나 브랜드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사용자에게 더할 나위 없는 선택지다. 무선이어폰에 도전하려고 하는 입문자나 고가 제품이 부담스러운 학생들에게도 추천한다.

▲타깃 :
- 무선이어폰 잃어버리는 게 습관인 분.
- 먹먹한 느낌이 싫어서 커널형 제품 못 쓰는 분.
- 주변에서 에어팟인줄 알았다고 놀려도 아무렇지 않은 멘탈의 소유자.

▲주의할 점 :
- 배터리 잔량은 관심법으로 때려 맞춰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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