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강릉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30대 남녀가 숨지기 전 서울에서 동업자를 폭행해 사망케 한 것으로 밝혀졌다.

22일 강릉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6월 18일 오후 강릉시 포남동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된 30대 A씨와 A씨의 여자친구 B씨는 같은 달 5∼6일쯤 B씨 주거지인 서울 송파구 한 빌라에서 30대 남성 C씨를 때려 숨지게 한 뒤 7일부터 렌터카를 타고 전국을 전전하다가 강릉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당시 강릉시 한 아파트에선 A씨와 B씨, A씨의 어머니와 반려견 1마리가 숨진 채 발견됐다.

강릉경찰서는 이들의 변사사건을 처리하던 중 B씨의 휴대전화에서 '죽음으로 사죄하려 한다'는 메시지를 발견한 뒤 B씨의 주소지 담당인 서울 송파경찰서에 공조 수사를 요청했다.

경찰은 B씨의 집 안에서 숨진 지 수일이 지난 것으로 보이는 C씨의 시신을 발견했고, 사건을 정식 수사로 전환했다.

경찰은 세 사람이 온라인에서 반려동물 관련 제품을 판매하는 동업 관계였던 점과 B씨의 휴대전화에서 A씨가 C씨를 질책하는 영상이 발견된 점을 토대로 두 사람이 C씨의 죽음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의심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감식 결과 C씨의 사인은 '경구 압박 질식 가능성 및 둔력에 의한 손상'이었다. 경찰은 B씨 집에 있던 진공청소기 파이프에서 C씨의 유전자를 발견했다.

경찰은 숨진 이들의 휴대전화 포렌식과 국과수 감식 결과를 토대로 범행을 밝혀냈지만, 피의자들이 모두 숨진 탓에 죗값을 물을 수 없게 됐다.

경찰은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와 국과수 부검 결과 등을 모두 확인한 뒤인 이달 중순 사건을 '공소권 없음'으로 불송치했다.

A씨의 모친은 상해치사 범행과는 연관이 없으나 렌터카를 타고 함께 돌아다니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