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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일국 "프랑스에서 가족과 1년 생활, 몸무게 15kg 쪘죠"[엑's 인터뷰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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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2017년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한 연극 ‘대학살의 신’ 무대에 올랐다. 이어 2년 뒤 같은 장소에서 같은 배우(남경주, 최정원, 이지하)와 호흡하고 있다. 미셸 역을 맡아 열연 중인 배우 송일국 이야기다. 

송일국은 2017년 공연 이후 연기 활동을 잠시 쉬었다. 가족과 프랑스에서 1년여의 시간을 보냈다. 연기, 무대에 갈증이 있었을 법하다. 

"공백기라기보다는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어요. 경력 단절인데 그럼에도 다시 이 작품을 만나게 됐어요. 1년간 해외에서 지냈던 그 시간이 작품할 때 와 닿아요. 단순히 공연의 배경이 파리여서가 아니라 가족과 보낸 시간이 있잖아요. 아내와 24시간 붙어 있으니까 신경전도 오가고 아이들과도 계속 부딪히게 되고 여행 다니면서 풀고 웃고 그 시간이 공연을 하는데 도움이 많이 됐어요. 특히나 극중 아내인 베로니끄와 말다툼할 때는 2년 전보다 확 와 닿아요.” 

‘대학살의 신’은 11살 두 소년이 놀이터에서 싸우다 한 아이의 앞니 두 개가 부러진 것을 계기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들의 부모 알렝과 아네뜨, 미셸과 베로니끄는 세상 누구보다 고상하게 만난다. 순조롭게 화해하는 듯하지만 조금씩 신경전을 펼치고 서로를 비꼰다. 결국 삿대질과 막말이 오가는 진흙탕 싸움으로 치닫는다. 심지어 부부싸움으로 번진다. 

실제로는 아내와 싸워본 적이 없다고 한다. 다만 프랑스에서 1년간 ‘지지고 볶으’면서, 지난 공연보다 미셸을 섬세하게 그려낼 수 있었단다. 앞서 송일국은 2008년 정승연 판사와 결혼해 쌍둥이 세 아들 대한 민국 만세를 뒀다. 2014년부터 2016년 2월까지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해 사랑받기도 했다.

그는 “전에는 싸우는 신에서 무조건 윽박질렀다. 지금은 단어 하나도 디테일하게 연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서로 존대하기 때문에 크게 싸울 일이 없어요. 한 번도 싸워본 적 없었고요.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는 서로 언짢은 적도 없었어요. 그런데 아이가 태어나니 새로운 세상이 열리더라고요. 이후 아이들 돌 전에 의식이 바뀌면서 덜 싸우게 됐어요. 나는 정말 열심히 돕는데 ‘왜 내게 짜증 내고 화를 내지’ 했는데 육아는 돕는 게 아니라 내 몫이라고 생각하니 덜 부딪히게 되더라고요. 물론 '야!'라고 소리치며 싸우는 건 단 한 번도 해본 적 없어요. 서로 존대를 하니까. 그런데 프랑스에서 1년간 생활 하면서 지지고 볶은 후에는 연극이 와닿더라고요. 2017년 공연 때는 소리만 지르다가 끝났는데 이번에는 그 안에서 디테일을 많이 찾았어요. 박명성 (신시컴퍼니) 대표님도 많이 좋아졌다고 칭찬해줬어요.” 


잠깐이지만 프랑스에서 생활은 의미 있었다. “나 자신이 많이 바뀌었다”고 털어놓았다. 

“1년 생활하면서 할 일이 뭐가 있겠어요. 불어와 영어도 잘 못하는데. 하루 종일 빨래하고 청소하고 집안일 했어요. 환경적인 것에 의해 나 자신이 많이 바뀌었어요. 정말 힘들었거든요. 교포들이 너무 존경스럽더라고요. 한편으로는 의미 있고 소중한 시간이었어요. 운이 좋아서 이름 석 자를 알리게 된 배우이다 보니 알게 모르게 대우도 받고 사람들이 알아봐 주는 게 나도 모르게 익숙해졌어요. 그렇게 몇 년 생활하다가 프랑스에서는 그렇지 않으니 내 자신을 돌아보게 됐죠. 이 작품을 하면서도 2017년에는 그렇지 않았는데 파리에서 생활하고 온 뒤 여러 가지를 돌아보게 되더라고요. 그런 걸 보면 저도 ('대학살의 신'의 인물들처럼) 위선적인 것 같아요.” (웃음) 

지난 공연보다 살이 붙은 모습으로 무대에 올랐다. 프랑스에서 지낼 동안 15kg이 쪘단다. 미셸 역과 싱크로율을 자랑하지만, 공연 후 살을 빼야 해 걱정된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프랑스 생활의 중반쯤 출연이 결정됐어요. ‘모르겠다’하고 많이 먹었어요. 프랑스 요리가 맛있으니까 15kg이 쪘어요. 연출님은 더 찌라고 좋아해요. 알렝(남경주)은 말라야 해 샐러드나 선식만 먹는데 전 미셸 역이라 배터지게 먹고 있어요. (웃음) 끝나자마자 살부터 빼야 해요.

옛날에는 몸짱이 된 적도 있거든요. 그때는 아내와 둘만 있고 아내가 바빠 세끼를 밖에서 해결하는 편이었죠. 굳이 음식이 많지 않아도 불편하지 않았는데 이제 아이가 셋이니까 집에 넘쳐나요. 정말 많이 먹어요. 대한이는 설마 했는데 폭립 하나를 다 먹더라고요. 집안 내력인지 저도 식탐이 많아요. 옛날에는 운동하면 빠졌는데 마흔 넘으면서 아무리 운동해도 안 빠져요. 결국은 안 먹는 것밖에 없는데 프랑스 생활하면서 너무 맛있는 게 많으니까. 왕도는 없는 것 같아요. 덜 먹고 많이 운동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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