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덕에 인질 석방” 자찬한 바이든...'휴전 연장'에 지지율 달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숨을 돌렸다. 두 달 가까이 전쟁 중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인질·수감자 맞교환에 합의하고 나흘간의 일시 휴전에 들어가면서다. 바이든 행정부의 중동 정책 실패가 전쟁을 불렀고 일방적인 이스라엘 지지가 팔레스타인 민간인 희생을 키운다는 비판을 받던 터였다. 그러나 '휴전 기간 연장'과 '하마스가 억류한 인질의 추가 석방'이라는 추가 임무가 그를 기다리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휴전 이틀째인 25일(현지시간) 휴전 중재자로 나선 카타르의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국왕과 전화 통화를 하면서 인질 2차 석방 상황을 챙겼다고 에이드리언 왓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이 밝혔다. 인질이 1차로 석방된 24일 바이든 대통령은 매사추세츠주 휴양도시 낸터킷에서 가족과 추수감사절 휴가를 보내던 중에 곧장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이 광범위한 외교적 노력을 한 결과”라고 자평했다.

이렇게 신경을 쓰는 것은 일시 휴전과 인질 석방이 내년 11월 대선을 앞두고 저조한 지지율로 고전 중인 바이든 대통령에게 모처럼 희소식이기 때문이다. 이번 전쟁에 대한 그의 대응에 실망한 여론이 진보층과 청년층 유권자들을 중심으로 불어나고 있었다. 여론조사 전문가 셀린다 레이크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에 “일시 휴전 합의가 바이든 대통령에게 실질적인 호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잘 풀리면 이번 시한부 평화가 휴전 장기화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휴전 기간이 연장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강경하다. 일시 휴전이 끝나면 전쟁을 재개하겠다는 방침을 고수 중이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기대에 미달하는 후속 조처는 역풍을 부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작전 장교를 지낸 마크 폴리메로풀로스는 미국 뉴욕타임스에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당원이나 아랍 지도자들로부터 영구 정전을 압박하라는 엄청난 압력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인 인질 석방 속도가 더딘 것도 문제다. 대선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서 인질 1차 석방에 미국인이 포함되지 않은 사실을 거론하며 “(휴전 합의가) 좋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출마를 선언한 딘 필립스 하원의원도 미 CNN방송에서 “미국인 구출을 위해 특수부대를 동원했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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