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 구한 ‘매그니피센트 7’... 올들어 75% 급등
정보기술(IT) 분야를 선도하는 7개 빅테크 기업 주가가 올해에만 75% 상승하면서 미국 주식 시장을 이끌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현지 시각) 분석했다.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7′(Magnificent Seven)으로 불리는 이들 기업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알파벳, 아마존닷컴, 엔비디아, 테슬라, 메타플랫폼이 포함돼 있다.
WSJ는 “매그니피센트 7 주식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 정도로 커졌다”며 “S&P 500지수에 속한 나머지 493개 기업은 이들의 활약에 편승했을 뿐”이라고 평가했다. 올해 S&P 500지수는 23% 상승했고, 매그니피센트7을 제외한 나머지 493개 기업은 12% 상승하는 데 그쳤다.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NYSE) 밖에 설치된 크리스마스 트리. / 로이터
매그니피센트 7의 영향력은 전 세계적으로도 엄청나다. 전 세계적으로도 이들 기업의 비중은 엄청나다. 전 세계에서 투자할 수 있는 주식 시장의 약 85%를 커버하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전 세계 지수에서 매그니피센트 7의 비중은 일본, 프랑스, 중국, 영국의 모든 주식 비중을 합친 것보다 크다.
기업별로 보면 MS 주가는 올해 55% 상승하면서 11월 들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애플 주가는 올해 52% 상승했고, 지난 6월에는 미국 기업 최초로 기업가치가 3조달러(약 3903조3000억원)를 넘어섰다. 엔비디아 주가는 올해 들어 세 배 이상 뛰어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넘어섰다.
매그니피센트 7 기업들의 영업이익도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팩트셋 자료에 따르면 올해 S&P 500지수 구성 기업들의 영업이익은 0.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매그니피센트 7을 제외하면 영업이익은 오히려 4% 감소한다.
물론 소수의 기업이 주식 시장 상승을 담당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이들 소수의 대형주가 하락할 경우 경기 침체 우려에 더욱 취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해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하면서, 빅테크 주가는 폭락하기도 했다. 매그니피센트 7 주가는 2022년에만 40% 하락하면서 4조7000억달러(약 6115조1700억원)의 시장 가치를 잃었다. 이와 반대로 S&p 500에 속한 나머지 주식은 12% 하락했다.
시장 일각에선 올해에도 연준이 기준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한 만큼, 비슷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빅테크 기업이 은행 부문의 위기, 미국 정부의 채무 불이행, 중동 전쟁 우려를 극복하면서 지난해와 같은 주가 폭락을 막을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무엇보다 인공지능(AI) 개발에 대한 기대감, 이로 인해 빅테크가 추가 수익을 창출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실었다. 또한 인플레이션이 완화하면서 금리가 정점을 찍었다는 전망도 빅테크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매그니피센트 7의 주가 강세가 내년까지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레이먼드 제임스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매트 오튼 수석전략가는 “달러 하락과 금리 하락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일부 소형주와 신흥국 시장 비중을 높일 것”을 권했다. WSJ는 “내년에는 산업재료, 운송업 등 지금까지 부진했던 분야의 기업이 더 나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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