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봄, 몰려나온 시민들…방역지침 준수는 소홀
한낮 기온이 17도로 올라 따뜻한 10일 서울 곳곳의 공원과 쇼핑몰은 주말을 즐기러 나온 시민들로 북적였다.
서울에서 하루에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최근 사흘 연속 200명대를 기록한 가운데, 실내외 공공장소에서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는 모습도 흔히 눈에 띄었다.
이날 낮 12시 30분께 서울 영등포 더현대서울은 가족과 친구, 연인 단위로 나온 시민들이 마구 뒤엉켜 발걸음을 옮기기 어려울 정도였다.
5층의 한 카페에선 음료를 마시지 않을 때도 마스크를 내리고 대화를 하는 고객들이 대부분이었다. 직원이 자리로 와 마스크를 제대로 써 달라고 요구하면 마지못해 마스크를 썼지만, 직원이 떠나자마자 다시 마스크를 내리고 이른바 '턱스크'를 하거나 아예 벗어 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지하 1층의 한 프랜차이즈 카페 앞엔 10여명이 거리두기를 지키지 않고 다닥다닥 줄지어 서 있었다. 이 가게의 전자 대기 명부엔 자그마치 246팀, 496명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표시됐다.
이곳을 찾은 김모(24)씨는 "2시간을 기다려서 커피를 샀다"며 "기다리는 동안 쇼핑을 해 지루하진 않았지만, 사람이 이렇게 많다는 게 놀랍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서울 광진구 화양동 '맛의거리'는 점심을 먹으러 나온 사람들로 가득했다. 건대입구역 2번 출구 인근 횡단보도에는 마스크를 내리고 테이크아웃한 음료를 마시며 거리를 걷는 이들도 많았다.
광진구민 김모(21)씨는 "코로나19가 걱정되긴 하지만 주말에 집에만 있는 건 갑갑하다"며 "가는 곳마다 출입 명부를 잘 작성하고 마스크도 잘 착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서울꿈의숲'을 찾은 시민들
[촬영 이의진]
서울 곳곳의 탁 트인 공원에는 햇살을 받으며 여유롭게 주말을 즐기려는 시민들이 몰려 나와 봄을 만끽했다.
이날 정오께 서울 강북구 북서울꿈의숲에선 시민들이 돗자리를 펴고 앉아 담소를 나눴고, 마스크를 쓴 아이들은 비눗방울을 만들며 뛰어다녔다.
30개 이상 돗자리가 깔렸지만 잔디밭이 넓어 돗자리와 돗자리 사이의 거리는 2∼3m 이상으로 유지됐다. 턱에 마스크를 걸친 채 음식을 먹는 이들이 많았다.
마스크를 쓰지 않고 과자를 먹던 김모(48)씨는 "공원이 커서 저절로 거리두기가 돼 괜찮다"며 "답답해서 공원에 나오는 것인데 여기서도 마스크를 쓰고 있는 건 힘들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서울 용산구 이촌한강공원도 산책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러 나온 사람들로 가득했다.
한강공원 매점에는 시민들 10여명이 모여 마스크를 내리고 컵라면을 먹고 있었다. 출입명부 작성이 의무화됐지만 이를 안내하는 직원은 없었다.
이날 나들이객으로 지역 간 이동량이 늘면서 서울의 도시고속도로는 곳곳에서 차량 정체가 빚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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